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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e Nov 05. 2017

첫 핸드메이드 페어 !

그리고 소탱샵의 탄생


인테리어가 예뻤던

어느 카페에서 우연히 본 포스터

신청기간은 이미 한참 지나있었고,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수일이 지났고 미련이 남아

주최측에 무작정 연락을 했다.

'혹시, 중간에 빠진 곳이나 남은 부스가 있진 않을까 '

하는 마음으로-.


나에게는 너무 좋은 소식이었다.


포기자가 있어 부스가 남는다는 것.


하지만, 아트부스가 아닌 핸드메이드 부스라는 것.


조금 아쉬웠지만,

한땀한땀의 핸드메이드이니 상관없다고

굳게 생각하고 바로 결정했다.


맙소사. 기간은 2주남짓....


상품이 부족하여 늘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하고있는 일이 없는게 없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무 생각도 없이 덜컥 결정.


고생이 시작되었다.


눈 뜨자마자 손거울 만드는 중


2~3시간 겨우 잠들었는데

벌써 아침이고

반복하다보니


디데이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어느새 디피하는 날이 되어 짐을 챙겨

부스 앞에 서있었다.


새롭고, 기대되고, 두근거리고, 걱정이 되었다.


디피 첫날, 혼자 고생중..

혼자 정신없이 왔다갔다 디피하니

다른 스케쥴 시간이고,


답답했다.


후원도, 유기동물에 대한 현황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하고 싶은 욕심에 벌인 일이

나를 괴롭혔다.


자업자득.


디피 첫 날 밤


디피 마감시간인 밤 9시까지 꼬박 채워도,

진전이 없는 것 같았다.

마음에도 썩 들지 않고-.


신기했다.

나보다 늦게 오신 분들은 어쩜 그리 능숙하신지

뭐든 망설임없이 뚝딱

디피 끝

심지어 멋있었다.

그리고 부러웠다.


디피에 주어진 시간은 이틀

아니, 18시간.


첫 날 저만큼 하고, 필요한 것들을 적어 집으로 돌아와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전날 무리한 탓인지 지각이다.

9시부터 디피시작인데,

아직 나갈 준비중인데,

시간은 9시.


초조해 할 때쯤

전화가 왔다.


바로, 전시 담당자.


" 소탱샵 작가님이시죠? 다른게 아니라.... "


충격이다.


어제 디피한 액자가 무엇 때문인지

떨어져 다 깨졌다는 것.


" 한.. 두어개...?정도 빼고..다 깨졌네요... "


울고 싶었다.

다 포기하고, 접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허무하게도 그 시간들이

내 부주의로 인해

다 조각이 나버렸다.


" 하.. 일단 지금 가겠습니다. "


가는 내내 머릿 속이 복잡했다.


"자, 마음을 다잡고, 이왕 벌어진 일 어쩔 수 없잖아?

그니까 가서 수습할 생각만 하자. 알겠지? 어?"


운전하며 혼잣말로 위로하다보니

도착.


뭐랄까,

음,

마음을 다잡았지만,

산산조각난 작품들을 보며 든 생각은

한마디로

폭폭했다.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라는 말이 생각이 났다.


행사 관계자 분들, 청소해주시는 아주머니께서

수습을 도와주셨고,

위로도 아주 듬~뿍 해주셨다.

그 상황에 위로는 되지 않았지만..


부숴진 작품들도,

깨진 멘탈도,

수습을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영원한 인생&예술 멘토들께

SOS를 했다.



인생 멘토이신 엄마께서

나에게 상황을 들으시고,

예술 멘토께 전하니,

곧 예술 멘토이신

아빠께서 오셨다.


 아빠의 의견 덕에

부랴부랴 디피를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디피시간 끝..

프리오픈이 시작되었음에도 나는 계속 디피를 해야했다.

피눈물 나는 두번째 디피

주최측에 양해를 구하고,

프리오픈이 있던 날

디피는 3시 마감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전시장에 혼자 남아

꿋꿋하게 디피를 했다.

혼자 있는지도 모르고 디피중

결국 전시장이 문닫기 직전까지 디피를 하고

나와야했다.




드디어 디데이,


조급했다.


완벽하고 싶었는데, 여러모로 너무 부족하고

심지어 디피도 덜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다시 디피를 시작했고,

입장시간인 10시가 조금 지났을 때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조금 부족한 디데이 아침

시간이 남을 때, 조금씩 꾸몄다.


나름 열심히 후원 프로젝트도

설명하고, 다른 부스와 다르게

여러 설명이 필요한걸 알기에,

목소릴 높였다.


강아지 발바닥과 안내판이 점점 늘어가는 중

나는 공방도, 작업실도,

사업자도 없는 개인이기에

혼자 버텨야 했다.


다행히도 낯가리지 않는 성격에

앞, 뒤, 옆 부스 사장님들과

인사도 하고 시간 중 안부도 묻게되었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하시고, 좋은 분들이라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행사 첫 날, 어쩔 수 없는 스케쥴로

자리를 비울 상황이 왔는데,

부스를 부탁할 사람이 딱히 없어

비우고 나갔다오니

예술 멘토 아빠가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그래서 스케쥴을 자꾸 물으셨나보다.


내가 계속 후원 프로젝트, 유기동물들에 대해

조잘 거린 덕에 아빠도 오신 분들께

어느정도 답을 해주실 수 있으셨다고 하셨다.



행사 둘째날

첫 날보다 여유로웠다.

어제보다 더 잘할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았다.


왜 강아지,고양이를 사면 안되는지,

아무리 후원이여도 너무 비싼 것 같다던지,

상품말고 디피된 장식이 더 예쁜것 같다던지,


기타 등등..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겨내야할 문제이고

덕분에 좋은 분들도 금방 만날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으로 메세지를 보내주시거나,

문자, 카톡으로  응원을 해주시거나,

도울 일이 있으면 선뜻 도와주신다거나,


현장에서도 좋은, 힘을 낼 수 있는

말씀들을 많이 들었다.


뭐든 양면성을 가지고 있으니,

우울함 후에 오는 뿌듯함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이제 남은 하루.


어떤 일이, 상황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지만

계속 해온 것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밥 먹을 시간도 없고,

부스를 비우기도 애매해서,

굶어도

여러 응원을 들으면 힘이났다.


우연히 만난 지인들이 주고간

커피들로 버틴 오늘 하루가

나름의 이유들로 벅차오르고,

뿌듯하다.


무료 스티커,

인스타 팔로우 이벤트 등

나름의 홍보 마케팅을 준비했지만,

많은 분들에게서 또 다른

마케팅을 배우기도 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후원을 많이 하려면 많은 상품이

팔려야 하니 완전 아니랄 수도 없지만)

경험과 유기동물의 현황을

알리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상호명이 필요하단말에

급하게 쓴 소탱샵이,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기에

작품, 상품 하나하나가

큰 의미를 담고 있었음을

기억해주시길 바래본다.



군산 핸드메이드페어

SO TAENG # (소탱샵)

다른 사진들-.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이번 페어로 많은걸 느끼고 배웠다.


그리고,

2주 남짓한 기간동안

준비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내가 준비한 것보다

밤낮으로 걱정해주시고

고민해주시고, 작업부터

디피, 심지어 홍보에

부스지킴이까지

마다하지 않고 선뜻

손내밀어주시고

믿고 의지할 곳이 되어주신

 부모님의 공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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