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상처

회복이라는 말을 아직 쓰지 못하는 이유

by 소윤담

퇴사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상처는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었다.

3개월의 근무 기간 동안 나는 3킬로그램 이상이 빠졌다.
퇴사 후 한 달 동안은 매일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고,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힘들었다.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까 봐 두려웠다.


그 시간 동안 나는 거의 먹기만 했다.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잠은 더 이상 휴식이 아니었다.
늘 잘 자던 내가 밤마다 악몽을 꿨다.
그곳의 장면들이 반복해서 나타났고, 눈을 뜨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지금도 가끔, 그 꿈은 다시 찾아온다.
너무 무섭고, 너무 선명해서
마치 아직 그곳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느껴진다.

아직 내 안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

나는 원래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람에게 베푸는 일에서 기쁨을 느끼고,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것을 편안해한다.
정이 많고,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긍정의 힘과 시너지 효과를 믿어왔다.

그런 내가, 정말 소름 끼치게도 사람들과 스치는 것만으로 겁이 났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골목을 지나치며,
누군가와 눈이 마주칠까 봐 고개를 먼저 숙이게 되었다.

사람이 두려운 성격이 아니었기에 이 변화는 더 낯설고, 더 무서웠다.
상처는 그렇게, 내가 나답지 않게 변해 가는 방식으로 남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말은 지금의 나에게 쉽게 와닿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건 하나다.

나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떠났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


이 글은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위에
조심스럽게 남겨보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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