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4일

전력질주!

by Soyun

나는 한 번도 버스나 지하철을 뛰어서 타는 법이 없다. 지나가면 그냥 지나가는 대로, 다음 차를 타면 되고, 택시를 타면 되니까. 몸이 힘들어지거나 땀이 나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그렇기도 하며, 웬만하면 시간 여유를 두고 다니기 때문이다.



오늘은 달랐다. 구파발로 반대로 올라가서 타는 지하철. 내가 탄 지하철이 역에 도착했을 때, 반대쪽 Gleis에는 다시 또 내가 타고 내려가야 할 기차 문이 조금 오래도록 열려 있었다. 오늘만큼은 저 기차를 꼭 잡아 타고 싶었고, 지하철 문이 열리고 플랫폼에 한쪽 발이 닿자마자 열차 안 한 지점을 타깃으로 삼아 그곳만 보고 뛰었다. “지하철 문 닫겠습니다”라는 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옆을 볼 것도 없이 열차 안 한 벽만 보고 뛰었다.



자리가 있기는 할까, 차라리 자리가 넘쳐나는 새로운 기차를 기다렸다 탈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내가 safe!함과 동시에 문이 닫혔다. 그때의 그 쾌감과 성취감이란! 그리고 자리도 듬성듬성 있었다. 오히려 그 기차를 타지 않았으면 괜한 시간 낭비를 할 뻔했다. 별 것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큰 경기에서 이긴 것처럼 의미 있었다.



내 꿈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옆, 뒤에서 들리는 소리는 잠시 신경을 끄고, 내 꿈, 내 목표 하나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앞만 보고 전력질주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목표에 무사히 safe!하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겼다. 머뭇거리는 것은 이제 그만할 때이다. 그리고 드디어, 용기가 두려움을 넘어섰다. 그래서일까, 서른다섯. 안정적으로 다니던 회사를 또 그만둔다. 월급이 주는 안락함보다는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어서. 언어를 할 때, 가장 살아있는 것 같은 사람이 사무실에 갇혀 일한다는 게 나의 본성을 얼마나 거스르는 일인지 깨달았다. 그래서 당당히 이제는 내 꿈에, 내 삶에 맞서기로 했다. 빙빙 돌아가거나 피하는 일은 이제 그만. 정면돌파! 그리고 전력질주! 꽤 오랜 방황을 끝내고 내가 세운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쓸 것이다. 하루하루가 그리고 매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하고 싶은 일들을 뒤로 미룬 채, 하기 싫은 일들을 하면서 젊은 시절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빛바래졌었는지 생각하면 아찔하다.



서른다섯. 중년도 아니고, 젊은 청년의 때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오랜 모험과 방황을 끝내고 내가 내 삶을 똑바로 바라볼 용기 정도는 생긴 나이이다. 때로는 두뇌와 이성이 아니라, 심장과 희망을 따라가야 하는 것처럼. 평생을 그렇게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면 이제 더는 나 자신을 속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딱 한 번 사는 인생 ‘내가’ 행복하면 되는 거다. 내가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면 된다. 스스로가 인생의 동반자이자 가장 큰 서포터인 지금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 그렇게 자신감이 생기나 보다. 내가 슬슬 좋아진다. 내가 마음에 드는 Soyu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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