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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ceSallim Apr 17. 2023

웬즈데'잇(IT)' - HR편 / 카카오페이 표수림

IT기업 HR 담당자, 좋은 개발자 어떻게 찾고 계신가요?

IT기업(분야) 여성들의 성장을 응원하기 위한 

직무별 커리어 워크숍 < 웬즈데'잇'(IT) >

상반기에는 IT기업 비개발 직무 재직자분들과 함께합니다.


꾸준히 경력을 지속, 확장해오고 있는 현직자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비개발, 비전공자로서 IT기업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애로사항들을 해소해보는 시간입니다.



 3월 22일(수)에 진행된 첫번째 웬즈데잇은

IT기업 "HR" 직무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았는데요.

카카오페이 채용 담당 수림님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요?

IT기업에서 살아남는 수림님만의 노하우는 무엇이었을까요?


현장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 안녕하세요, 카카오페이 채용팀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표수림이라고 합니다. 

저를 간략한 키워드로 설명하자면 수도권 지방대 상경계열 졸업자, 6년차 직장인, IT기업 재직자

채용 리쿠르터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스펙이 좋은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인사담당자가 전공하는 경영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었어요.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중에, 어떤 매장에 알바를 하다가 매니저가 되어서 아르바이트생을 뽑게 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한 명을 잘못 뽑았더니 매장 전체가 망가지는 경험을 한 거예요. 연쇄적으로 태도도 그렇지만, 다음 사람한테 인수인계를 잘 하지 않으면 넘어온 게 별로니 또 안 하게 되고, 청소가 안 되어있으면 나도 굳이 안 하게 되고,, 매장 전체가 망가지는 경험을 하게 되니까 사람을 뽑고 뽑아서 어떻게 관리하고 교육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때 처음으로 HR 직무를 고민하게 됐죠.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친구를 통해 우연히 IT 산업, 카카오를 접하게 되었고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소프트웨어를 생산하다 보니 제조업과는 다르게 스마트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지식 부가가치 산업처럼 경험과 관심, 열정이 많은 사람을 채용하고 있더라고요.








IT기업 HR담당자, 어떻게 일하시나요?


저는 한 회사에서 6년동안 동일한 채용 업무를 하고 있어요. 요즘 주 업무는 Tech/Nontech 후보자 리쿠르팅, 개발자 인재풀 관리, 후보자 채용 전략계획, 개발자 컨퍼런스에서의 기획 정도에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채용 담당자가 저 혼자였고, 한때 13명까지 확대되었다가 현재는 7명 규모로 일을 하고 있어요. 오히려 신입 때 업무범위가 훨씬 더 넓었고 지금은 범위는 좁아지고 전문성은 고도화되어가는 시간인 것 같아요.


일하는 구조도 많이 변화했어요. 과거에는 기능형으로 일을 했어요. 코디네이터 운영을 시작으로 제도를 기획하고 운영한다던지, TO와 관련해 리더분들과 상의를 하는 일 등을 거쳐왔고, 마지막으로 다이렉트 소싱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일을 했어요. 이 구조의 장점은 양적인 측면에 집중해서 똑같은 일만 계속 하면 되기 때문에, 소싱만 24시간 하면 되는 거예요. 양으로 밀어붙이는 측면이 있어서, 과거에 채용해야하는 인원 수가 많았을 땐 효과적이었어요. 대신 일을 하는 담당자로서는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더라고요. 똑같은 일만 하다보니 지루함도 느꼈던 것 같아요. 


최근에는 목적형으로 일을 해요. HRBP(HR Business Patner)로 채용 공고만 올리는 게 아니라, 왜 퇴사가 발생한 건지, 왜 신규 TO가 필요한 건지, 이것이 비즈니스 목적에 맞는 것인지, 시급도가 어떤지, 언제까지 채용해야 하는지, 우리가 타겟하는 곳은 어떤 곳인지, 이런 팀 내부 이슈와 성향까지 깊게 대화하며 채용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역할이에요. 요즘 IT 업계 채용 인원이 줄면서 이러한 방법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양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구조라서 후보자와 현업 리더들 모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대신, 현업하는 조직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기 어렵죠. 담당자가 휴가를 못 간다는 것, 직장인한테 치명적인 단점이에요.(웃음)





비개발, 비전공자로서 IT기업에서 살아남기


저는 2017년, 카카오페이가 처음으로 분사했을 때부터 일을 했어요. 처음에는 60명 정도의 규모였고 혼자서 모든 채용 업무를 하다보니 일과 삶의 구분, 이런건 생각조차 할 수 없었어요. 채용팀이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인사총무 업무를 다 맡아서 했었고 사수도 없어서 신입인 제가 직접 결정하고 판단해야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회사에 돈이 없어서 100만원 짜리 광고하나를 돌리면서도 벌벌 떨었던 적도 있고요.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건 '채용 업무'였어요. 인사 직무는 상경계열 지식으로 어떻게든 익혀봤지만 IT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보니 처음에는 이걸 받아들이기가 참 어려웠어요.


HR 직무는 비전공자분들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비전공자로서 테크 쪽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건 정말 쉽지 않죠. 저도 처음에는 마구잡이로 공부하다가 테크 리쿠르팅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가이드를 어떻게 드릴까 생각하다보니 정리되는 순서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IT 업계가 크고, 직무든 포지션이든 정말 범위가 넓어요. 이걸 무작정 공부하려면 시간낭비인 것 같고요. 


저는 회사에 소속되어 있고 회사의 목표를 위해 채용하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인력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먼저 파악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해당 직무에 대해서 이해해야 하는데, 책이나 인터넷 강의만으로는 현업만큼 절대 알 수 없죠.  기술적으로 많은 공부를 하는 리쿠르터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그 정도까지는 굳이 필요한 것 같지 않아요. 파이썬 개발자와 대화하기 위해 아무리 파이썬을 공부한다해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울 거예요. 기본 지식 정도만 숙지하고, 내부에 계시는 현업분들과 꾸준이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키워드로 채용하려하는지, 어떤 부분이 필요한 것인지 잘 이해해야 하고요. 


최근 테크 리크루터들이 많아지면서 저 또한 굉장히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타겟 리크루팅"이에요. 후보자들에게 열심히 컨택 메시지를 보내지만 그분들은 회사가 별로면 어차피 답을 안하죠. 그렇기 때문에 전략이 필요해요. 회사 상황이 좋을 땐 빅테크 기업에 제안할 수도 있지만, 안 좋은 상황도 무조건 고려해야 합니다. 재직 회사의 위치에 따라 리크루팅 전략을 다르게 하는게 필요하더라고요. 


테크 리쿠르팅을 하려면 DR(Developer relations)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개발자들의 문화나 개발자들을 어떻게 양성하는지 전체적으로 감싸안는 것이죠. DR을 이해하려면 개발 지식도 공부해야하고, 우리 프로덕트가 개발자들이 좋아할만한 것인지, 환경이 어떤지, 내부 개발문화는 어떤지, 개발자란 어떤 사람들인지, 왜 아이패드보다 티셔츠를 주면 좋아하는지, 이런 그들만의 습성을 공부해야 되더라고요.








일 잘하는 HR 담당자가 되려면?


가장 먼저 업무의 본질을 파악하는게 중요할 것 같아요. 주니어 땐 어레인지 업무 쳐내는데에만 급급했다면 최근 점점 본질에 대해 집중하게 됐어요. 채용 업무는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해서 인적 구조를 안정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어떻게 채용을 잘 해서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빨리 할 수 있을까?를 마음 속 기저에 두고 목표를 해야 이를 기준으로 일을하게 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세일즈와도 비슷한 부분이 많죠. 우리의 고객은 내부의 현업분들과 외부 후보자분들이 되겠죠?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해 적당한 때와 자리에 적당한 인력을 공급하는 것. 참 어렵지만 이게 제가 생각하는 채용 업무의 본질이에요.


채용 담당자로서 일을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네트워킹'이에요. HR 담당자끼리도, 현업 개발자와도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채용이라는 업무 자체가 이론보다는 경험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동종업계 채용 담당자와의 네트워킹을 꼭 추천드려요. 이런 것들이 자기의 셀프 브랜딩과도 연결이 되더라고요.


 다음으로는 성과를 보여주는 것. 커리어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죠.  IT분야는 이직이 잦은 업계인데 제가 한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한 회사에 다녔지만 6년 동안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했어요. 운영을 하다가 기획을 하고 싶으면 기획을 했고, 소싱이 유행이라서 소싱으로 바꾸고 싶으면 소싱을 했어요. 이렇게 바꿀 수 있었던 그런 근거는 제가 하는 일에서 성과를 명백하게 보여드렸고, 다음 스텝은 뭘 할지 리더와 꾸준히 이야기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 무엇이든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HR 직무가 성과를 보여주기 어렵죠. 어떻게 말을 바꾸고 전략적으로 세워서 내 성과처럼 보이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다양한 연차의 채용 담당자와 인사조직 담당자를 만나다보니 연차 별로 담당해야하는 커리어가 분명히 있더라고요. 


주니어 땐 무조건 운영업무는 필수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주니어 땐 정말 지겹고, 평생 이것만 하냐고 대든 적도 있어요. 지나고 와서 보니 운영 업무를 한 사람과 운영 업무 없이 경력을 쌓은 사람들의 시야나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더라고요. 또, 본인에게 맞는 게 무엇인지 알면 좋으니 실무를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미들 연차로 넘어가면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기획성 업무를 많이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사전 리서치를 했는데 이렇게 도출이 됐고, 인사이트 바탕으로 이런 결과가 됐고, 어떻게 적용하고 언제 프로젝트 마감한다. 이런 식으로 성과를 보여주는게 저 스스로도 업무를 체계적으로 하게 되고요. 누군가 나를 평가할 때 그런 부분을 명확하게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게 되더라고요. 기획성 업무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해요. 나만의 철학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철학을 바탕으로 스스로 행동하고, 그런 내용으로 코칭을 해드리고 연차에 맞는 이미지를 제시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과정이 필요하더라고요. 


시니어분들은 매니징(관리 역할)도 물론 필요하지만 주니어와 미들 팀원들이 지치지 않게 코칭하는 부분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권한 위임도 적절하게 해줘야 하고요. 시니어, 리더가 될 수록  교육을 많이 가야 하고, 교육을 바탕으로 먼저 본인이 깨닫고 전파해야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도 내부에서  매니징과 코칭에 대해서는 리더급분들께 꾸준히 얘기를 드리고 있어요. 그렇게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실제 업무에서 태도가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수림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드는 생각이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로 귀결되는 것 같아요.

좋은 채용 담당자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오픈 마인드가 아닐까 싶네요.

그럼 마지막 질문 드립니다.


IT기업 HR담당자로 살아남는 수림님 만의 무기는 무엇인가요?



'애정' 입니다.

 it 기업에서도, 채용 일을 하면서도, 직장인으로서도 공통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애정이 아닐까 싶어요. 채용 담당자에게도 물론 있어야 할 스킬이죠. 회사를 사랑하지 않으면 가기 싫잖아요. 그래도 사랑 하니까 가는 거라는 마음으로 출근해요. 그런 애정이 유지될 수 있게 스스로의 동기부여가 중요하고요. 안좋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포인트를 찾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스스로 자기 암시도 하면서요. 긍정적인 자가 더 많이 발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IT 직무별 커리어 워크숍「웬즈데'잇'(IT)」은 매월(3-6월, 9-10월) 넷째주 수요일에 진행됩니다.

브랜드에디터 구아정님이 모더레이터로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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