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결국 현실이 되고, 사람을 지치게 한다
"꿈만 이루면 행복하다고 했잖아요"
사실 우리는 모두 어릴 적부터 우리는 '꿈'이라는 것을 강요당해왔다.
꿈을 가져야 하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그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이라 배웠고 그렇게 믿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영화'를 꿈꿔왔다. 언젠가 영화를 만들거나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이가 되겠다고 말이다. 그 꿈을 위해 밤샘 작업은 물론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느라 그야말로 24시간이 모자란, 바쁜 청춘을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물론 젊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아무리 잠을 안 자도 아무리 돈이 없어도 행복했다.
세월이 흘러 나는 그렇게 꿈꾸던 작은 영화사의 직원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삶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루에 수백 번 근로기준법을 지켜지지 않는 업계에 분노하고, 급변하는 사회 속에 여전히 보수적인 업계에 속이 터진다. 가끔씩 코로나라는 게 변화를 외면했던, 현실에 안주했던 이들이 망해가는 좋은 이유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 분노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저 업계와 현실에 대한 불만일 뿐인 것일까. 사회가 가르쳐준 대로, 바라는 대로 나는 나름대로 '꿈'을 이루었다. 소위 열정 페이라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그런 다음은? '꿈'을 이룬 후는?
'꿈'을 가지는 법과 '꿈'을 이루는 법에 대한 조언과 강의는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 후에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선 누가 알려준 것이 있는가. 그 흔한 동화를 봐도 그렇다. 위기를 이겨내나 가는 것을 상세하게 알려주지만, 그 아무도 그 이후에 삶에 대해선 보여주지도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그저 해피엔딩 내지는 세드엔딩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될 뿐이다.
꿈을 이룬 후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그래서 꿈을 이룬 지금은 해피엔딩인가 세드엔딩인가. 꿈을 이뤘기에 해피엔딩? 아니면 행복하지 않기에 세드엔딩?
그저 우리는 '꿈'이라는 강압적 폭력에 휘둘렸을 뿐이다. 정말 '꿈'은 가져야 하는 것이었을까. '꿈' 정도는 가지지 않아도,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된 게 아닐까. 그래서 난 당신의 꿈을 응원하지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