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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배우는경제

by 다정한 여유

“엄마, 1+1보다 2+1이 더 좋은 거 아니야? 과자가 세 개나 되잖아! 이걸로 하자.”


편의점에서 과자를 고르던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어요. 아이는 진열대에 붙어 있는 ‘1+1’, ‘2+1’ 스티커를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냥 많이 주니까 좋은 게 아니야. 총가격이 얼마인지, 하나에 얼마인지 따져봐야 해.”


아이의 질문이 귀여워 웃으며 답합니다. 오늘은 편의점에서 산 과자를 손에 쥔 아이와 작은 경제 수업이 시작됐어요.


“자, 우리 한 번 따져보자. 1+1은 하나의 값을 내고 하나를 더 주는 행사야. 예를 들어 3,000원짜리 과자를 1+1 행사로 산다면, 3,000원에 과자가 두 개가 되는 거지.

그럼 한 봉지의 가격은 얼마일까? “


“1,500원이지!”

“그래, 잘 기억해 둬.”


“이번에는 2+1을 계산해 보자. 2개를 사면 1개를 덤으로 주는 거야. 3,000원짜리 과자를 2개 사면 6,000원인데, 하나를 더 주니까 3개가 되는 거지. 6,000원을 3개로 나누면 1개에 2,000원이 되는 거야. 어때? 아까랑 비교하면? “


“아까는 하나에 1,500원이었는데 지금은 2,000원이니까 1+1이 더 싼 거네?”

사랑이는 금방 눈치를 챘어요.


“맞아. 겉으로 보면 2+1이 과자가 더 많아 보여도, 실제로는 1+1이 한 봉지 가격이 더 싸. 그래서 무조건 많이 받는 게 이득은 아니야. 계산을 해봐야 해.”

아이에게 가격과 양을 따져 보는 것을 알려줬어요. 이왕 물건이 가격을 따져보았으니 좀 더 설명을 해줬습니다.


“사랑아, 근데 엄마가 이 과자를 마트에서 봤을 때는 가격이 더 쌌거든. 왜 그렇다고 생각해? “


“마트는 대량으로 취급하기 때문 아니야? “

“오, 그렇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쳐. 편의점은 보통 마트보다 더 많이 있잖아. 집에서 더 가까우니 편리하지. 마트보다 오랫동안 문을 여니

운영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지. 그래서 같은 과자라도 편의점에서는 더 많은 비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높아. 반면에 마트는 한꺼번에 대량으로 물건을 들여오고,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 가격이 저렴해지는 거지. “


사랑이 예상외로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들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 많이 컸다고 느껴져서 어디까지 설명을 해주면 좋을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럼 엄마, 할인은 왜 하는 거야?”

아이는 새로운 질문을 합니다. 평소 질문이 많은 편이 아닌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질문이 생각나나 봅니다.


“할인은 사람들이 물건을 더 많이 사게 하려는 거지. “

세일에 대해서도 설명을 시작했어요. 30% 세일이라면 원래 가격의 70%만 내는 거고, 50% 세일이면 반값이 되는 거라며 계산 방법도 알려주었어요.


“물건이 많으면 저장을 해야 하니까 창고가 필요하겠지. 창고에 물건을 저장하려고 해도 여러 비용이 필요하지. 또 유통기한이 있다면 계속 창고에 둘 수도 없겠지. 기한이 다 되면 팔지 못한 물건을 처분해야 할 테고. 그래서 물건을 빨리 소진하기 위해서 세일을 하는 거야.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높이려는 거지. “




“사랑아, 세상에는 항상 ‘값’이 붙어 있는 것들이 많아.그 값은 누가 만들까? 우리가 지난 번에 이야기 한 것처럼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서로 맞춰가면서 만드는 거야. 처음부터 딱 정해진 게 아니야. 서로 왔다 갔다 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지점을 찾아가는 거지.”


경제도, 삶도, 결국은 조화를 향해 가는 여정이라는 걸 조금이나마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이야기를 더하게 됩니다. 과자 한 봉지 앞에서 나눈 대화가 이렇게나 깊어졌습니다.





[오늘 이야기와 관련된 요즘 경제]

요즘 과자를 샀는데 양이 적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신 적 있나요? 느낌 뿐만이 아닙니다. 기업이 소비자들의 원성을 피하고자 가격을 올리기보다 중량을 줄인 것입니다. 그래서 제품 용량 변경 시 표시를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슬그머니 양을 줄여 실질적인 가격인상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겠지요.

마트에 가면 100g당 가격이 표시된 것을 본 적 있으신가요. ‘단위가격표시제’ 덕분입니다. 그 가격을 보며 소비자는 다양한 상품의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으니 편리하죠. 이제는 대규모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표시를 해야 합니다. (약간의 유예기간이 있지만요.) 두 제도 모두 소비자가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도록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대책‘과 관련된 제도입니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무엇일까요.

이 개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등장한 개념입니다. 경제는 이렇게 변화하면서 새로운 개념과 정의들이 생겨나죠. 아이에게 설명해주려 여러 정보를 찾다보면 저도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됩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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