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목표
1. 모닝페이지 17일(평일-3일)
2. 모닝루틴 유지하기(필사, 모닝페이지, 아침계획)
3. 운동 주 3회
4. 다이어트 프로그램 잘 따라가기
5. 의도적으로 한 달 보내기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하고 싶다. 모닝페이지는 겨우 하긴 했지만 17일을 달성했다. 아침 계획은 왔다갔다 하며 세웠지만 나머지 모닝루틴은 대체로 지켰다. 운동은 주 3회 하지 못했지만 등산은 주2회 꼬박 했고 매번 중간에서 내려오다가 드디어 정상을 찍고 내려왔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잘 따라하지 못했지만 아침에 유산균을 먹고 물 한 잔을 마신 것은 지켰다. 의도적으로 놓아버린 일도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일들을 의도적으로 찾아 했다.
마감을 앞두고 촉박하게 목표를 채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탈피해 보려고 세운 목표가 많았다. 아니, 대부분의 목표가 결과적으로 그곳을 향했다. 필명에 '여유'가 붙은 이유도 매한가지다. 좀 더 여유롭게 일을 하고 싶었고 그렇게 하면 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진심을 담아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전자가 이뤄지지 않으니 후자는 당연히 따라오지 않는다. 지난 달에 꼬박 썼던 체크리스트가 만족스러웠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달 초가 되자마자 흐지부지 되어 버렸다. 한 번 흐지부지 되니 하기가 싫었고 점점 머릿속에서 잊혀져 갔다. 그것 말고도 챙길 것이 많았으니 한 번 신경쓰지 못하면 조용히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성찰 모임에서 속상해 하고 자책하는 나를 위로해 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원래 성장이란 나선형으로 더디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 역시 했다, 안했다를 반복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며 토닥여 주었다. '그래, 내가 또 욕심을 부렸구나. 첫 술에 배부르려고 했구나.' 부족했던 곳에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알맞게 채워지는 조언이다. 하다 안 했더라도 다시 시작하면 되고, 지지부진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결국 될 때까지 하면 된다. 인간의 의지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자. 그동안 살아온 모습을 의지 하나로 어찌 하룻밤만에 바꿀 수 있겠는가. 바뀌던지 안 바뀌던지 그냥 계속 해나가는 거다.
5월에는 배우고 성장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억지로 꾸역꾸역 해내고 있다고 느꼈던 일들이 어느새 익숙해져서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억지로 하는 일은 그저 목표치를 채울 수 있을 뿐, 아무리 쌓여도 의미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괜찮은 결과를 내려면 하나하나 더 열심히, 진심을 다해야만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조금 다른 깨달음을 얻었다. 온 힘을 다하지 않더라도, 별것 아닌 일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때로는 나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이제는 귀찮아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해내는 일의 흐름을 잘 만들어 가고 싶다.
또 하나의 성장은, 의도적으로 시간을 쓰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내면에 집중하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려고 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하루를 계획하려고 애썼다. 그 결과 주 2회의 등산을 실천할 수 있었고, 정규 민화 수업도 시작할 수 있었다. 고민만 하던 오프라인 독서 모임도 하나 더 참여하게 되었고, 하루를 돌아보았을 때 의미 없이 흘려보냈다고 생각한 시간도 줄어든 듯하다.
의도를 담아 하루를 보내고, 그렇게 한 달을 채워보니 이전보다 훨씬 꽉 찬 느낌이 든다. 늘 요란하게 굴러가던 나의 빈 수레에서 깡통 몇 개쯤은 떨어져 나간 것 같아 조금은 홀가분하다. 이렇게 조금씩 쌓아가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뒤돌아봤을 때 나의 수레가 조금은 채워져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직 늦지 않았다. 상반기를 점검하고, 곧 다가올 하반기를 맞이하면 된다. 6월을 점검과 전환의 시간으로 삼기로 했다. 한 달 동안 나의 목표를 다시 살펴보고, 나의 일상과 마음을 꼼꼼히 돌아볼 예정이다.
그래서 6월의 키워드는 진정성과 탁월함을 골랐다. 지금까지의 내가 해온 일들을 점검해서 과감히 가지치기하고, 정말로 원하는 방향을 향해 다시 나아가고 싶다. 무엇이든 한 걸음 한 걸음에 진심을 담아, 하는 일마다 진정성이 드러나길 바란다. 진심을 다한 노력이 결국 탁월함으로 이어질 거라 믿는다. 억지로 채운 무언가가 아닌, 내 의도가 담긴 하루가 쌓여서 결국 더 나은 나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이번 6월은 더 잘해보려는 달이 아니라, 더 나로 살아보려는 달이 될 것이다.
6월의 목표
성장의 방향 점검하기(7,8월에 집중할 것 3가지 찾기)
하루 계획표 짜기 + 나만의 행동패턴 만들기
주 3회 이상 운동하기 + 건강한 식사하기
질문 출처. 기록하기로 했습니다_김신지
이달의 책 + 이달의 문장
이달의 여행지: 북카페를 찾아다녔다.
이달의 문화행사: 민화를 그리니 민화가 보인다.
이달의 소비: 민화 정규 수업을 등록했다.
이달의 음식: 딸래미가 사준 초코케이크가 달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