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아,
우리가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다시 돌아봤어. 우리 어느새 많은 이야기를 나눴더라. 처음엔 그저 엄마가 관심 있는 분야라서, 또 사랑이가 슬쩍 묻는 말에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고 싶어서 시작한 이야기였지. 그 이야기들이 자연스레 이어지고, 스쳐 지나갔던 말들 속에서 경제라는 실마리를 통해 하나하나 짚어보게 되었던 것 같아. 아이브 포토카드 이야기부터 편의점 1+1 행사까지,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지만, 이야기하다 보니 이 이야기들이 사랑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정말 필요한 것들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어. 그걸 깨닫고 보니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들도, 별생각 없이 하는 선택도 달리 보이게 되더라고. 본능과 감정에 따라 하는 선택과 이유와 과정을 따져가며 하는 선택은 분명 다른 것 같아. 엄마는 그걸 조금 늦게 알게 되었지만, 사랑이는 좀 더 일찍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한 거야. 이 이야기들이 사랑이에게 잠깐이라도 멈춰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 되었으면 좋겠어.
우리는 살면서 매일 선택을 하잖아. 학원 가기 전에 어떤 간식을 먹을지. 내일 친구랑 물총놀이를 할 때 어디에서 어떤 물총을 살지. 그런 여러 선택 속에 돈이 있고, 돈에는 늘 삶이 따라가더라. 우리 삶이 돈과 밀접하기 때문에 돈 이야기를 한 것만이 아니고 사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 나를 위한 선택도 중요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선택도 늘 고려하면 좋겠어. 그게 결국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서 사랑이에게도 좋은 것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믿어.
이야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경제라고 하니 왠지 거창하고 멀게 느껴질까 걱정되기도 했어. 그런데 경제는 어디에나 있더라고. 한 나라가 예산을 사용하는 것도, 한 가정에서 생활비를 쓰는 것도, 한 어린이가 용돈을 쓰는 것도 결국에는 같은 맥락이라는 것을 깨달았어. 그렇다면 더 어렸을 때부터 부담 없이 경제 이야기를 하고, 자연스럽게 경제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 경제가 단지 돈을 아끼는 법이나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도구라고만 생각했는데, 사랑이와 했던 이야기를 정리하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까 훨씬 더 큰 의미가 담겨있더라. 경제는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기준으로 더 나은 삶을 선택해 나가는지를 알려주는 도구였어. 우리 사랑이가 그 도구를 좀 더 지혜롭고 이롭게 다룰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들을 썼던 것 같아. 이제 이야기는 마무리되지만, 사랑이의 삶 속에서는 아마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 사랑이가 스스로 해나갈 수많은 선택들을 엄마는 늘 응원하고 지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