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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 한량 스티브 Dec 09. 2020

첫걸음

아이엠 그라운드 지금부터 시작

안녕하세요. 스페인의 성실한 한량 스티브 입니다. 

처음 만남이니 약간은 고루할 수도 있지만 제 소개를 좀 해볼게요. 앞으로 브런치에 쓸 내용이 그간의 지나간 흔적과 관련이 커서요. 아니,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여기 제 글이요, 읽어 주세요 하고 들이밀기가 비대면이긴 하지만 영 어색하고 이상해서요. 


저는 한국에서 직항으로 12시간 정도 걸리는 스페인에 살고 있어요.

그곳 수도 마드리드에 사는데, 여기는 다시 마드리드 시와 주로 나뉘어 집니다.

7년간 마드리드 시내 한복판에서 살다가 (레알 마드리드 축구장으로 알려져 있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 작년 10월 마드리드에서 북동 방향 30km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왔어요.


스페인어 전공하는 분들을 제외하곤 일반인에게는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알칼라 데 에나레스 Alcalá de Henares 에 세 아이와 함께 둥지를 틀고 있지요.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의 도시로 선정된 곳이자 대학도시로서 우리로 치면 수원과 비슷한 느낌이에요. 그곳에서 한국과 스페인을 이어주는 문화 가이드를 하고 있(었)어요. 



그렇담 스페인에 오기 전까지 무엇을 했냐면요.

한국에선 프랑스어영어를 전공했고, 서초와 연수, 광명 등을 거쳐 학원에서 초등부 영어부터 고등부 대입 입시까지, TOEIC TOEFL 가르치며 영어 강사를 했어요. 일반적인 사회인 생활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제 성격상 강사는 정말 적성에 맞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역시나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럽의 심장부 슬로바키아로 가서 S사에서 수요공급망 관련 일을 하며 6년을 보냅니다. 그 와중에 큰 아들을 한국에서 낳고, 둘째 녀석을 슬로바키아에서 봤답니다.

 

나중에 스페인 법인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되어 스페인으로 갔어요. 거기서 제 인생의 끝을 맛봅니다. 짐 다 꾸리고 한국으로 들어갈 티켓팅까지 마쳤다가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이번엔 스페인의 L사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별 굴곡이 없긴 했지만 결국 10년간의 해외직장인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나왔지요. 생각도 못한 막내 딸을 스페인에서 선물로 받으면서요.


퇴사 전부터 이후의 스페인 라이프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그래서 전공을 살려 그간 잊고 살았던 프랑스어를 다시 하자! 는 아니고, 마침 스페인의 모든 교육기관에 불어닥친 영어교육 바람을 잡아 보고자 TEFL (Teaching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외국어로서의 영어교습)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시험 후 자격증을 받고 각 기관에 면접을 거쳐 스페인 현지 기업체에서 영어강사로 현지인들을 가르쳤지요. 그러면서 스페인 학생들 영어과외도 했습니다. 외국인이 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도전적이면서 재밌고도 스페인 사람들의 일상으로 보다 깊게 들어간 유익한 경험이었요. (영어 좋아하시는 분들께 TEFL 과정, 추천합니다)


그렇게 삶의 여유를 다시 찾던 도중 선배님들의 또다른 권유로 스페인 가이드계에 발을 담궈 봅니다. 예전에도 동경하던 바가 있긴 했지만, 하고 나니 정말 천직을 찾은 느낌이었죠. 일이 일이 아니라 일상이고 이상이었어요. 스페인과 포르투갈, 거기에 모로코까지 좋은 곳은 마음껏 누비고 다닐 수 있었고, 이름난 미술관, 유적지, 성당 등을 방문하며 설명할 땐 함께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현장에 가 있는 희열을 느꼈고, 무엇 보다도 한국에서 온 분들과 원없이 우리말을 사용하며 얘기며 좋은 분들을 만나고 인연을 맺게 된 게 가장 큰 보람이자 낙이었어요. 

귀한 연이 이어진 덕에 한 미디어에 스페인 여행 칼럼을 기고하게 되었고, 그 연재 덕에 EBS "세계테마기행" 작가님과 연락도 닿아 피레네 산맥을 탐방할 기획까지 연이 닿아 정말 부푼 가슴을 안고 있었지요. 

일을 해도 일을 쉬어도 다 좋은... 천직

그런데...   

이눔의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모든게 멈췄어요. 계획도, 일도, 일상도요. 힝... 



그래도 다른 한편으론 그 덕에 집에 원없이 머물게 되면서 비로소 세 아이의 일상도 보게 되었고, 집안 일에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어요. 주위 분들에게 그간 놓쳤던 인사도 드렸습니다. 아울러 인스타와 페이스북에서 다양한 생각을 나눠 보고요. 거기에 취미였던 피아노 연주도 조금 더 연습할 시간을 가져 영상도 올렸어요. 


그 모든 것은 궁극에 가서 다 사람으로 모여지더군요. 이렇게 브런치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저만의 일방적인 생각과 시선이 아닌 서로가 살아온 다채로운 삶의 스펙트럼만큼 보다 다양한 얘기를 편하게 나누어 보고자 하는 바램에서 시작한거였어요. 작가 응모할 때 제가 제시한 건 이야기 곳간을 꿈꾸는 거였답니다.


생각을 더해주는 여행, 사색을 남기는 음악, 일상의 공감영역... 함께 나눠보고 싶은게 많아요. 때로는 예전 글에서 가져와 더 보탤 수도 있고, 완전히 새로 써 보는 글도 있겠지요. 그 무엇이 되건 간에 진정성, 아 물론 깨방정도 포함입니다, 진실함과 진정성을 갖되 나누는 부담없는 대화의 곳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렇게 저의 첫걸음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엔 제일 위의 사진처럼 잔잔한 글로 찾아뵐게요. 그때까지 모두 아디오스! ¡adió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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