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 넘치게 브런치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발행했던 모든 글들을 서랍에 처박아버렸다.
쓸 수 있는 게 에세이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브런치에 제일 많이 보이는 게 에세이라,
글발에 조금은 자신이 있어서 일상 에세이를 고른 게 패착이었다.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등 모든 범주의 지인들과 일상을 열정적으로 공유하는 성격이 아니다. 남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궁금해하는 성격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일상 에세이를 쓰고 있다 보니 어쩐지 안절부절못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남들이 내 일상을 궁금해하고 말고는 이차적인 문제였다. 그냥 일상을 쓴다는 것 자체가 불특정 다수에 내 개인적인 삶을 펼쳐 널어놓은 것 마냥 불편했다.
브런치에서 잠시나마 다시 글 쓰는 재미는 붙여 가던 중에 그런 일상 에세이에 대한 혼자만의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가 생기면서 글 쓰는 것 자체가 다시 싫어지려 했다.
요즘 다시 쓰고 싶은 글들이 생겼는데 시작은 많이 해놨는데 끝을 맺은 글이 없다.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다시 용기를 내 브런치에 글을 써보기로 했다. 브런치에서 내 글을 보고 싶다고 용기를 준 지인 덕도 크다.
지난 글들에서는 일상의 소재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에피소드를 끌어와 글을 썼다면, 나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일상을 종알종알 떠벌리는 건 최대한 배제하고 글을 써보려 한다.
본래 복잡한 걸 싫어하고 잔 지식과 취향이 많은 사람이다. 내 취향의 얕은 지식들을 공유하는 글들이 될 것 같다. (실은 한편 이미 써놔서 안심하고 이 글을 쓰는 중...^^)
미술, 와인, 음악 등 정해진 주제는 없고 오직 주제라곤 나의 취향이다. 취향이 통하는 작가님들과 소통을 하고 브런치를 맛있게 즐기며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잘 쓰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