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스페인 거주자의 코로나 기록

여전히 가능한, 어쩌면 새로운 무엇을 찾아

by 이루나

스페인에 첫 공식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환자가 발생한 지 만으로 1년이 지났다.

가시화된 수치로 지난 시간이 정의되는 순간 견딜 수 없는 조바심이 밀려왔다. 비록 1년이라는 시간이 엄청 긴 시간은 아니지만 적어도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새로운 무언가를 이루는 과정에는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새롭게 이룬 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현질 없이 모바일 게임 최고 레벨 갱신' 밖에 없다. 심지어 매주 추가되는 레벨도 꾸준히 깸으로써 계속해서 최고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2g 폰의 붕어빵 타이쿤 이후 처음 해본 모바일 게임에서 달성한 기록이라 내심 어느 정도는 뿌듯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무려 6000개가 훌쩍 넘는 레벨들을 달성하기 위해 쏟아부은 시간을 생각해보면 허무함이 더 크게 밀려온다. 덕분에 획득한 손목과 손가락의 시큰함은 덤이다.


기록에 대한 의지는 그런 조바심에서 생겼다.

기록해두면, 나의 지난 1년이 모바일 게임 최고 레벨 달성 외에 어떤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기록해보려 한다.

아무것도 이루지는 못했어도

여전히 기록은 가능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