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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무지개 Jan 06. 2019

빨리도 상한다, 생(生) 트러플(truffle)!

일상 속 에피소드 4. 트러플(서양 송로버섯) 보관법 

트러플(truffle, 서양 송로버섯)의 유통기한은 매우 짧다. 우리가 자주 먹는 표고버섯이나 양송이버섯 등의 버섯도 유통기한이 매우 짧은 편인데, 트러플은 고가의 버섯으로 후다닥 먹지 않으면 그 가치가 떨어져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싼 가격으로 샀는데, 제때 제대로 먹지 않아 유통기한 지나고 먹게 되면 그야말로 똥 씹을 얼굴로 아까워할 판이니 말이다. 참고로 스페인 현지에서는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보통 7일 이상 두지 않는다. 바로바로 먹어두는 게 본전 뽑는 격. 


하지만, 매번 고가의 생 트러플을 같은 음식에 올려 먹을 수도 없는 법, 다양한 메뉴 개발하다 지치기도 하는 법. 고가의 트러플을 더 오래 즐기고 싶은 인간 심리는 어쩔 수 없는 노릇, 당연히 트러플을 즐기려는 자, 그 보관법도 다양하다. 


1. 병조림

우리가 현재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트러플 제품은 병에 진공 포장하여 나온 병조림이다. 유명 백화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가장 쉽게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게 바로 이 병조림 트러플이다. 물론, 생 트러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질감이나 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현재 한국인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이 병조림 보관은 생 트러플의 소독 과정을 반드시 거쳐 보관해야만 한다. 자칫 소독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트러플이 상할 우려가 있어 위험하다. 전문 트러플 회사에서는 보통 고압증기 멸균 과정인 오토클래브(Autoclave) 과정을 거쳐 병조림을 만든다. 


2. 냉동

트러플이 자주 나는 현지에서는 냉동으로 보관하여 특별한 날에 트러플 요리를 하곤 한다. 이 냉동 보관법도 소독 과정을 거치면 더 오래 냉동 보관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한 가지 흠이라면 냉동고에서 꺼낸 트러플은 물러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요리 후 냉동고에서 바로 꺼내, 바로 채를 썰거나 갈아서 올려주어야 한다. 


3. 말리기 

트러플을 말리면 향이 날아가는 게 흠이지만, 그래도 구릿한 향은 여전히 남아 어느 정도 보관법으로 좋다, 집에서도 문제없이 바싹 말릴 수 있으니. 

특히 소금과 함께 말리면 트러플에 소금기가 들어가 짭조름한 게 맛있다. 한국의 깨소금을 연상케 하는 맛으로 스페인 현지인들은 보통 굵은소금 트러플을 이용하여 양념으로 사용한다. 


4. 식제품으로 발전한 트러플 제품  

스페인 현지에서는 트러플을 갈아 잼이나 채소에 넣어 병째로 보관하는 방법이 자주 있다. 또한, 파테(Pâté) 형태로, 혹은 소시지에 트러플을 갈아 넣어 만드는 육류 제품에서부터 달곰한 초콜릿 제품까지 다양하게 개발, 판매하고 있다. 


5. 그 외

트러플을 이용한 식품 제조 회사에서는 오토클래브(Autoclave) 즉, 고압증기 멸균기를 사용한 후 트러플을 다른 제품과 접목하여 식품을 제조한다. 고압증기 멸균을 하면 부패를 일으키는 균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생장하는 미생물을 없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제품이 트러플 올리브유라고 한다. 올리브유는 실온에서도 사용, 혹은 저장 가능하기 때문에 실온 부패나 균 번식을 막기 위해서도 오토클래브는 필수다. 같은 원리로 트러플 넣은 꿀도 판매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서양 송로버섯. 

하지만, 요즘에는 이슈 따라 많은 이들이 이런 다양한 보관용 제품을 구입하는 추세다. 한번 먹어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이 오묘한 맛을 알기란 그리 쉽지는 않지만, '트알못(트러플 알지 못하는)'인 사람일 지라도 다양한 제품군 앞에서 쉽게 트러플이란 버섯이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트알못인 독자에게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면서 언젠가 한국인의 식단 지평선도 더 빨리 넓어지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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