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들무지개 Jan 09. 2019

2500원짜리 트러플 요리 먹어봤니?

일상 속 에피소드 5. 단돈 2유로에 맛보는 스페인 요리  

해발 1,200m 스페인의 작은 마을, 비스타베야(Vistabella)에는 매년 2월 마지막 두 번째 주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에 특별한 "트러플의 날"이 개최된다. 트러플 박람회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상당히 작지만, '트러플 찾기 대회'에서부터 '트러플 시식'까지 다양한 행사가 있어 작은 박람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에는 외지인들도 특별히 찾아와 이 행사를 즐기는데, 대부분 찾아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굉장히 싼 가격으로 트러플 요리를 시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스페인에서는 크고 작은 트러플 박람회를 여러 곳에서 접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박람회는 다음과 같다. 

Asisa Madrid Fusión: 1월 

Feria de la Trufa Negra de Quintanalara (Burgos): 1월

Feria de la Trufa del Berguedà:2월

Trúfate: en Fraga 2월 

Feria de la Trufa de Abejar (Soria): 2월 

Jornadas de la Trufa de Morella:2월 

Fitruf, Feria de la Trufa en Sarrion: 12월 

위의 박람회 일정을 보면 겨울에만 열린다는 특징이 있다. 아무래도 겨울 트러플이 나는 시점이기에 그렇다.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그 가치와 명성이 뛰어난 트러플이 겨울에 나는 투버 멜라노스포룸(Tuber melanosporum)이다. 바로 현장에서 채취하여 점검한 후, 트러플 무게를 달고 판매할 수 있기에 트러플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호기심으로 사볼 수 있는 철호의 기회이다. 


이런 세계 3대 진미를 현장에서 직접 만져 보고 향도 맡아볼 수 있다니 궁금하지 않은가! 

이날의 대표적인 행사는 다음과 같다. 


트러플 찾기 대회 

후각이 잘 훈련된 개와 주인이 함께 트러플을 찾아내는 경기이다. 어떤 팀이 가장 빨리, 트러플에 손상을 가하지 않고 찾아내는가가 중점이다. 이 트러플 찾아내기 대회는 지켜보는 재미가 솔솔 하다. 개와 인간의 소통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어 땅속의 트러플을 건져 올리기 때문이다. 


가장 예쁘고 큰 트러플 대회 

행사장으로 들어오면 이날 볼 수 있는 트러플 농사꾼의 가장 동그랗고 크고 값진 예쁜 트러플을 잔뜩 구경할 수 있다. 물론, 무게를 달아 가격이 얼마인지 즉흥적으로도 알 수 있다. 보통 큰 변동이 없는 한, 현지에서는 1g에 1유로가 제 가격이다. (우와! 비싸! 하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경제적인 가격. 20g을 사면 20유로. 대부분 이 정도 선에서 적당하게 사가는 것 같다.)

위의 4 덩어리 트러플 가격이 178유로(한국돈 23만 원 정도)


트러플 농사용 농기구 및 인공접종묘 판매 


이 행사는 트러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양한 농사 정보도 오가고, 팁도 오가는 특별 풍경을 접할 수 있다. 게다가 트러플 인공접종묘까지 살 수 있으니 미래의 트러플 농사꾼은 반드시 참석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트러플 균을 접종한 묘목 


그렇다면 여기서 관광객이 가장 궁금해하는 트러플 요리는? 


단돈 2유로에 사서 시식할 수 있는 트러플 요리는 마을 조합에서 만들어 판다. 비스타베야 마을 조합에는 여러 명의 조합원이 돌아가면서 요리를 만드는데 정식 요리 교육을 받은 세프가 개발하여 판매한다. 

말도 안 돼~! 이게 단돈 2 유로?!!!
자신이 원하는 요리 접시를 2유로 내고 사 먹을 수 있다.

트러플과 궁합이 어느 정도 맞겠다 싶은 요리가 대부분이다. 그 요리 위에 쓱싹 트러플을 갈아 올리는데 2유로는 넘을 성싶다. 하지만, 마을 조합에서 트러플을 알리는 기회이기에 이렇게 싼 값으로 관광객은 즐겁게 시식할 수 있다. 

이 음식은 점심때에 제공하여 일찍 와 천천히 즐기다 준비가 되면 사서 먹을 수 있다. 때를 놓친 이들은 근처 레스토랑에서도 트러플 특별 메뉴를 준비하기 때문에 문제없이 맛볼 수는 있다. 하지만 가격은 싸다고 장담 못 한다. 

근처 식당의 트러플 안심 요리 
359g의 트러플

해발 1,200m의 스페인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특별한 트러플의 날이지만, 요즘은 일부러 찾는 이들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세상에는 이런저런 다양한 생활 방식으로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있기 마련. 한국에 고추의 날이 있다면 놀라는 스페인 사람들이 있듯이, 스페인에 트러플의 날이 있다면 놀라는 한국인도 있기 마련이다. 독특한 이국의 풍경을 한 번에 접할 수 있는 생 트러플 판매와 음식 시식이 있는 곳,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이 만큼 좋은 재료가 있을까! 이 비싼 세계 3대 진미, 단돈 2유로에 시식할 기회가 있다니, 한 번쯤 구경해보고 싶지 않은가!  



매거진의 이전글 빨리도 상한다, 생(生) 트러플(truffl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