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속 에피소드 2. 트러플 올린 된장 비빔밥
세계 3대 진미 트러플(truffle, 서양 송로버섯)은 과연 우리 밥상과 어울릴까?
'트러플'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밥상은 서양식 세팅이 된 테이블이다. 왠지 격에 맞추어 포크와 나이프, 좋은 와인, 끝을 장식하는 화려한 후식과 함께해야만 할 것 같다. 어쩐지 잘 갖춘 정장을 입고 고급스러운 테이블에 앉아 우아하게 서빙하는 분의 서비스는 받아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이게 다 영화 속 이야기이다. 누군가의 기준에 의해 트러플이 세계 3대 진미가 되기는 했지만, 각자의 취향을 완전하게 저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목마른 원효대사가 마신 해골의 물이 신선한 샘물의 물보다 맛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 깨달음은 각자의 몫이다. (아! 원효대사가 여기서 왜 나와? ^^;) 각자가 느끼는 맛의 취향은 개인의 몫이기 때문에 어느 기준에 의해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건 오버다.
트러플이 비싼 고급 재료이기 때문에 어쩐지 격에 맞추어 먹어야만 그 진가가 발휘될 것만 같다고들 한다. 하지만 격에 맞추다 보면 그 특유의 맛과 향을 느끼지 못하고 유효기간을 넘길 수도 있다. 그래서 먹고 싶은 음식에 일단 넣어먹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우리에게는 크림 파스타에 트러플을 올려먹는 전형적인 방법도 있지만, 이 에피소드에서는 우리 음식에 올린 트러플 요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트러플 요리를 해 먹어 본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트러플이 밥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이건 안 비밀~~~)
앞서 트러플이 기름과 잘 어울린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그 이유와 함께..... (다음의 제목을 링크하시길!)
트러플 비빔밥을 만들게 된 사연은 간단하다. 바로 '기름과 잘 어울리는 트러플에 맞는 소스를 만들어본다면 우리 비빔밥과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하여 만들게 되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맛있었다. 고추장이 아닌 된장 특유의 구수함이 트러플의 그 구수함과 어울렸다. 짭조름하면서도 구수한 된장 냄새와 트러플의 버섯향이 어울려 짭조름한 대지의 향기가 스며드는 듯했다.
트러플 된장 비빔밥
비빔밥 재료에 들어갈 각종 재료를 준비하여 볶아주면 된다. 신선한 채소를 첨가해도 되고, 집에 있는 재료를 다 이용해서 먹어보는 것도 권한다. 특별히 버섯이 들어가면 좋다. 트러플이 버섯이므로 버섯의 풍미를 더해줄 각종 버섯이 있으면 더 맛있다.
밥은 흰밥에서 현미까지 아무것이나 먹어도 맛있다. 현미는 특유의 거친 껍질이 있지만 구수함이 트러플과 만나 나쁘지 않다. 특히 현미로 만든 국물 있는 밥 요리와 트러플은 의외의 맛을 선사한다.
우리의 주인공 비빔밥을 빛나게 할 된장 소스는 어떻게 만들까?
기름을 따뜻하게 데워 된장 기름을 만들어주면 좋다. 설탕이나 조미료를 넣을 필요는 없다. 기름은 올리브유를 이용한다. 참기름은 향이 강해서 트러플 맛을 잡지 못할 수도 있으니 따뜻한 올리브유에 된장을 풀어줘 된장 기름을 만들면 된다.
다른 방법으로는 이미 병으로 나온 트러플 올리브유를 된장에 넣어 풀어주는 방법이다. 이 올리브유는 트러플 향이 스며들어 데우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된장이 기름에 잘 풀리지는 않지만 그 특유의 된장 냄새와 트러플 향이 어울리는 묘한 향을 맡을 수 있다.
이제 시식할 시간! 생 트러플에 묻은 흙을 잘 털어내거나 흐르는 물에 씻어내어 이물질을 제거한 후 물기를 닦아준다. 세팅한 비빔밥 위에 달걀 프라이를 올리고 트러플을 갈아 넣어주면 끝~!
밥 위에 각종 재료를 다 올리고 된장 소스를 달걀보다 먼저 올려준다.
된장 소스를 넣은 후에 달걀을 올려주고 그 위에 이제 생 트러플을 갈아보자.
생 트러플을 기호에 맞게 갈아 넣자. 많이 넣을수록 향기가 진하고 좋다.
진한 트러플 향이 진동하면서도 비빔밥 특유의 맛은 잃지 않는다. 트러플과 비빔밥 잘 어울린다.
꾹꾹 눌러 노른자를 터트려 된장 소스와 트러플, 각종 재료와 함께 비벼주자. 트러플 향과 된장 때문에 노른자의 비린맛은 사라지고 독특한 맛이 스며든다.
어떻게 보면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은은하면서도 짭조름하고, 짭조름하면서도 약간의 구릿구릿한 된장 냄새와 트러플의 향이 은은하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맵고, 짜고, 단맛에 익숙한 이들이 이 트러플 된장 비빔밥을 먹게 되면 입이 심심해질 수도 있다.
단순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이만큼 행복한 맛도 또 없을 듯하다. 하지만, 개인의 입맛은 취향 차이이니!!! 옆에 시원한 라면 한 그릇 두고 먹는 방법도 권할 수 있다.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트러플 김치볶음밥을 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즐겁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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