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의 광풍과 남미 해안의 암초 사이, 실화를 담다

난파와 반란 배신과 생존 | The Wager by David Grann

by 반선

데이비드 그랜의 『웨이저: 난파, 반란, 살인의 이야기』는 18세기 영국 해군이 겪은 가장 극적이고도 충격적인 사건을 생생히 복원한다. 조난당한 선원들은 각기 다른 진실을 주장하며 서로를 모함하고, 그들의 서사는 철학자 루소와 볼테르에서부터 멜빌과 다윈까지 수많은 사상가와 작가에게 영향을 주었다.



<본문 중 발췌>


피고인 중 몇몇은 자신들이 겪은 사건을 ‘어둡고 복잡한’ 사건이라 부른 한 사람의 표현처럼, 선정적이고—그리고 서로 크게 상충되는—기록들을 출판했다. 철학자 루소, 볼테르, 몽테스키외가 이 원정에 관한 보고서의 영향을 받았고, 후대에는 찰스 다윈과 바다를 다룬 위대한 소설가 두 명, 허먼 멜빌과 패트릭 오브라이언 역시 영향을 받았다. 피고인들의 주된 목적은 해군성(Admiralty)과 대중의 여론을 움직이는 것이었다. 한쪽 진영의 생존자는 자신이 “성실한 기록(faithful narrative)”을 썼다고 하면서, “나는 단 한 마디의 거짓도 삽입하지 않으려 세심하게 주의했다. 왜냐하면, 어떤 형태의 허위든 저자의 인격을 구제하려는 책에서라면 지극히 터무니없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대편의 지도자는 그의 연대기 속에서 적들이 “불완전한 기록”을 제공하고 “우리에게 가장 큰 중상의 덫을 씌웠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렇게 맹세했다. “우리는 진실에 의해 서고, 진실에 의해 무너진다. 만약 진실이 우리를 지탱하지 못한다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 속 혼돈스러운 사건들에 일종의 일관성—의미—을 부여한다. 기억 속 날것의 이미지들을 뒤적이며 선택하고, 다듬고, 지워나간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그 덕분에 우리가 저질렀거나 저지르지 않은 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남자들은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에 자신의 목숨이 달려 있다고 믿었다. 만약 그들이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내놓는 데 실패한다면, 그들은 배의 돛대에 묶여 교수형에 처해질 수도 있었다.



기록은 늘 역사에서 승리한 사람들의 몫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그 기록 속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왜곡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 비하인드를 파헤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가 새로이 재탄생하기도 한다. 온전한 진실에 닿기에 이미 너무 지나온 과거의 일일지라도 우리 영혼 깊숙한 곳에서는 진실을 알고자 하는 열망이 남아있다. 어쩌면 그것은 권선징악이라는 우리 마음에 깊숙이 박힌 진리와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억울한 자들의 외침이 어떻게든 우리에게 닿고자 울부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목숨까지 걸고 써 내려간 이야기의 무게는, 오늘날에도 독자를 붙잡아두며 묻는다.


“우리는 진실에 의해 서고, 진실에 의해 무너진다.

만약 진실이 우리를 지탱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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