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생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원하던 회사에 처음으로 인턴이 된다면 누구나 정직원이 되길 희망한다. 선배로써 마음이 아플 때는 25~26세의 많은 졸업생이 인턴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떠날 때다. 광고회사 최종 인턴 PT 후 좌절을 맛보는 청춘들, 그중에는 필자보다 명문대 출신, 높은 어학점수, 공모전 수상자, 대외활동 등 뛰어나고 열정이 많은 인재들이 광고회사에 문을 두드린다. 필자는 학창 시절 포함 인턴 4번, 현업에 있으면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다수의 인턴들을 봐온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주고자 한다.
'인사만 잘해도 반을 먹고 간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첫인상은 외모 외에 인사로 평가된다. 건성으로 인사한다면 선배들과 상사들은 바로 알아챈다. '나는 인사 꼬박꼬박 했고 도리를 다했는데요?'라고 반문하는 인턴도 있다. 사람은 감정을 바로 알아채기 쉽고, 광고업계 AE선배들은 다수의 광고주와 사람들을 만나보았기 때문에 사람 파악에 달인들이다. 의사 치레로 인사했는지, 진짜 진심이 담겨있는 반가움의 인사인지 알고 있다.
인사는 회사 전체에 적용된다. 타 팀장이나 윗사람들에게서 "야 너희 팀 누구는 옆에 있는 팀장들에게 인사도 안 한다더라?" 이야기가 꼭 나온다. 억울하다고 생각하더라도, 꼰대 문화라고 비난할지 언정 이것은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다. 대다수의 인턴들은 수줍고 창피해하며 목 경례 정도 수준만 한다. 부끄럽더라도 높고 긍정적인 톤으로 90도 인사해라. 아침에 긍정적이고 힘찬 인사는 팀장과 선배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대우를 받는 느낌을 준다. 업무를 같이 하지 않는 타 팀장, 부서의 사람들은 인사성이 외적으로 보이는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이러한 평판을 위해서라도 꼭 기분 좋은 인사를 하자. 인사성이 좋으면 욕하기 힘들다. 인사는 본인의 가치를 가장 손쉽게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인사가 가장 쉬운 방법이다
아직 한국사회에서 술을 잘하는 사람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문화가 남아있다. 8년 차 이상의 팀장이라면 광고주와 다수의 술자리를 가져왔고, 오랜 기간 힘든 광고업을 하며 함께 팀원들과 술로 푸는 편이 많아 자의든 타의든 술을 즐긴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다. 인턴 하다 보면 회식자리에 한두 번쯤은 꼭 참석하게 될 것이다. 술을 못한다고 회식자리에 참석 안 하는 인턴은 없다. 그리고 윗사람이 권하는 소주, 맥주 1잔을 받지 않는 인턴들도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부조리게하게 느껴지겠지만, 이러한 회식자리, 술자리에서 친해지고 함께 해야 정규직 전환에 도움이 되는 것을 이미 인턴 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문화가 많이 바뀌어 술을 강제적으로 권하진 않는다. 하지만 경험상 술을 못 먹는다고 완강히 거절하는 인턴과 맥주 1잔이라도 처음에 원샷하는 인턴을 비교하자면 후자가 더욱 점수를 딸 확률이 높다. 과음하지 않더라도 분위기는 무조건 맞추자. '노래를 못해서 안 해요' 하지 말고 차라리 트로트 '무조건'이라도 불러라. 그것이 윗사람들, 선배들이 막내이자 인턴들에게 바라는 모습이다.
너무 기본적이겠지만 인턴은 보통 3개월을 보내는데 1~2개월 정도 밥도 같이 먹고 야근도 함께 하다 보면 친해지게 된다. 이때가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인데, 술자리에서 간혹 형, 누나 하는 인턴들이 있다. 선배들이 편하게 부르고 하더라도 꼭 선을 지키자. 편하게 말하다가 나도 모르게 말실수할 수 있다.
컨디션을 마셔라! 트로트를 불러라!
선배들이 답답하게 느낄 때는 업무 지시를 했는데 마감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것. 상황보고를 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3~4년 연차의 광고인이라면 업무와 프로세스가 손이 익어 빠르게 처리하겠지만 갓 접하게 되는 새내기 광고인들은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리포트 작성 업무를 지시받았다면 "몇 시까지 드리겠습니다.", "30분 내로 하겠습니다" 확실하게 말하자. 오히려 질질 끌다가 상사가 "어디까지 했어?"라고 물었을 때 시간이 더욱 지체된다면 평판이 마이너스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상사는 마감시간을 알아야 조율 가능하다.
식당을 알아보는 것, 팀 회의 후 회의록 작성하는 것도, 커피나 음료를 떠다 놓는 것도, 프린트를 하는 것도, 모니터를 연결해놓는 것도 모두 막내, 인턴의 일이다. 꼰대 문화 중 하나이지만 광고계 선배들도 모두 겪었었고, 이에 대한 보상심리가 있다. 이러한 업무를 거부한다면 예의 없는 사람으로 될 수 있고, 이것은 무시할 수 없는 평가이다. 그러한 업무가 귀찮다는 것은 모두 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며, 역할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사실 나는 이러한 불평불만을 하는 인턴에게는 딱히 조언해 줄 것이 없다. 이미 이런 것부터 불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앞으로 어떠한 일도 함께 하지 못하겠구나. 본인의 업무가 아니라면 업무를 도와주지 않겠구나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업무에 대해 불평과 불만이 많은 인턴은 99% 탈락하는 것 같다.
귀찮지만 해야 한다
이것은 인턴이나 이직자 모두 해당되는 말인데, 필자의 경우 인수인계를 받을 때 어떤 파일을 여는지, 어떤 데이터부터 보는지, 어디를 드래드하지는지, 파일 여는 순서, 복사하는 순서까지 메모한다. 만약 어렵게 느껴진다면 사수가 어떻게 일하는지 그대로 따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단 선배의 업무 스타일을 그대로 진행하고 추후 본인의 스타일을 발굴하는 식이다. 대다수 인턴이 복사, 스캔, 제본하는 법을 잘 모를 수밖에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지, 어떤 순서가 맞는지, 해당 데이터 기입이 맞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면 무조건 물어보자!
인턴들이 "아 선배가 바빠 보여서", "물어봤다가 이것도 모르냐고 물어볼까봐"라는 걱정을 많이 한다. 물론 시기에 따른 타이밍은 있겠지만 선배가 바빠 보인다고 하여 알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위험하다. 이후 업무를 받고 결과물을 제출할 때 잘못된 판단으로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모르는 것을 왜 물어보지 않았는 지'에 대해 선배들은 답답함을 느낀다.
아는 척이 위험하다
"나는 인턴이니까 이만큼만 하면 되겠지", "아 인턴에게 뭘 바래!" 이런 생각과 말들을 하기도 하는데, 필자는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인턴 종료 후 바로 광고의 최전선에서 함께 일하는 프로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경험에 따른 역량 차이는 있겠으나,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을 하는 AE의 업무의 질은 같다.
광고주는 전문가 집단인 광고회사에게 의뢰를 하는 것이고, 신입이라도 하더라도 결과물의 퀄리티가 낮아지는 것은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처럼, 책임의식을 가지고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태도를 가지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턴은 당장에는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우나 이후 실력의 차이가 벌어지게 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3개월 뒤 프로가 된다
광고회사 인턴PT는 정규직 전환도 중요하지만, PT를 보고 향후 어떠한 업무를 하게 될지 윗사람들이 정하기도 한다. '아 이친구는 발표 시키면 안되겠네', '오 이친구는 PPT를 깔끔하고 예쁘게 잘 만드는걸?', '데이터분석을 잘했네', '아이디어가 참신하네', '앞에 전략이나 기획을 잘짜는걸?' 등의 방식이다.
대표, 이사, 본부장, 팀장 앞에서 하게되는 인턴PT에서 첫인상은 오래 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힘든 업무중에도 인턴PT는 최종관문인 만큼 꼭 신경을 써서 작성하자. 광고인다운 전략, 매체구성, 타겟, 캠페인, 프로모션 등 향후 본인의 진로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인턴PT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