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년 7개월 동안 글을 못 올린 이유는 독자분들도 얼추 짐작하시겠지만. 정말 몸을 갈아 넣을 정도로 바쁘게 보냈다. 도저히 글을 작성할 시간이 안 나왔다.
그리고 지금쓰게되는것은 쉼 없이 달려온 것을 본 누군가가 다시 써보라는 권유로, 그리고회사 52시간제도입에 적응을 하며 이렇게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후회는 없다, 자신 있으니까, 성장하니까,
출처 : 픽사베이
애드쿠아를 퇴사한 후 수많은 회사들의 이직 갈래에서 선택한 20명의 작은 소 대행사, 나름의 각오와 확신을 가지고 이직했다. 지인들이 종대사나, 랩사, 혹은 큰 브랜드 인하우스로 가지 않냐고 걱정했지만, 스스로가 애드쿠아같은 200명, 250명 되는 회사를 만드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재직 중에도 끊임없이 이직 제의가 왔었고, 전 회사 대표님의 권유도 있었다. 솔직히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렇게 치열하게 사투를 벌이며, 허덕이며 2년 반이 지난 지금, 절반은 아니더라도 30% 달성은 하지 않았나 싶다.
열정적인 스타트업 대표들의 성향들은 비슷하겠지만, 대표님 또한 성격이 급하다. 그리고 냉정하다. 지금이야 3개월이지만, 당시 필자는 대표와의 합의하에 연봉도 다소 낮게, 수습만 6개월을 했다. 불합리한다는 것은 안다. 대표도 필자를 긴 시간 동안 재본 것이고, 필자도 동의했고 보여줄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우를 요구했다.
당시 대표는 영업력은 있었으나 혼자만이 했던 문제가 있었다. 3년간 작은 대행사에서 나와 창업 후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필자에게 고백하길 4명 > 20명 > 5명 > 12명 > 7명 등등 이러한 패턴으로 3년간 지독하게도 격통을 겪었다고 한다. 필자가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영업력은 있었으나, 들어온 광고주를 퀄리티 있게 운영하고, 회사 내적 관리에 대한 부분이 부족했다고 판단한다.
출처 : 픽사베이
적어도 이 회사를 선택하게 된 것은 다른 조건이 아니고 오로지 대표를 보고 왔다. 다소 미숙했어도, 열정이 있었고, 적어도 지금까지 봐왔던 임원들보다, 대표들보다 사람에 대한 낭만을 가지고 있었고, 순수하고, 함께 실무 뛰던 대표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뛰는 대표라면 한 번쯤 걸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에야 대표가 실무는 손떼서 대표실에 박혀서 보고받고 도장 찍는 신세(부럽다)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남아있는 이유도 그러했던 고생을 함께 했던 것이 말로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통하는 부분이 있게 되는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단점도 많은 대표다. 하지만 그걸 상회하는 대표의 장점이 돋보인다.
적어도 보였던 행보와 팩트로 보면, 2020년, 2021년에 인원 대비 돈을 잘 벌었는데, 자기 주머니에 챙기는 것이 아닌, 인원 늘리기, 영상팀 세팅, 장비 투자, 복지 증대, 게임 개발, 굿즈 사업 등 진행했다. 필자였으면 그 돈을 내 주머니에 챙기고 어느 정도 유지하지 않았을까? 사업가는 돈 냄새를 잘 맡고 과감히 투자하는 것 같다. 그런 대표다.
걱정하지 마라 대표를 평소에도 열심히 깐다. 그걸 좋아하는 대표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
빅픽처팀 회사소개서
2020년 2월 빅픽처팀에 첫 팀장으로 오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정말 재미있게 1년을 보냈다. 지금도 야근을 하긴 하지만, 당시 첫 1년간은 초반 6개월간 새벽 5~6시 퇴근 주말출근을 하여도 재미있었다. 스스로 A부터 Z까지 회사를 만든다는 그 느낌이, 성취감은 매우 큰 원동력이 되었다.
첫 입사했을 때만 해도 20명남짓이었다.
기획팀 본인 포함 5명, 디자이너 4명, 영상편집 2명, IP 5명, 경영지원 1명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나는 유일한 광고기획팀의 1팀장이 되었다. 그리고 2년 반이 지난 지금 광고사업부 70명, IP사업부 50명, 개발본부, 경영팀, 미래전략팀 등 합하여 총 150명이 된 회사로 성장하게 되었다.
처음 왔을 때 경악했다. 기획AE들은 스토리보드(SB)라는 건 몰랐고, 디자이너들은 구두를 통해서만 제작물을 만들어 내었다. 경영지원은 20대초반 여자아이가 혼자서 사투를 벌이고 있었고, 지출 양식부터, 회계, 복지, 인사제도, 비지니스 예의, 운영처리 정말 문제점을 지적하라면, 안건만 100개도 훨씬 넘었다. 나름 체계가 있고 업무가 분업된 대행사들을 돌아다닌 사람으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으리라...
그러나 오히려 이 부분이 필자에게 굉장히 회사를 만든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그리고 단순히 광고대행사의 팀장 역할을 넘어서 본인의 의사로, 본인의 의지로 시도해보고 바뀌어나가는 모습을 본다는 느낌. 흡사 처음 광고대행사에서 비딩을 수주했을 때 그 성취감을 다시 한번 느껴보았다.
그리고 경력 26년 이상의 대홍기획 상무로 지내셨던 분까지 부대표님으로 오시게 되며, 지금은 기획팀장으로서의 역할에 전념할 수 있었고. 차츰 더욱 체계화와 회사다운 시스템을 갖추어나가고 있다.
ㅈ소가 아닌 좋소를 만들고 싶다
블라인드에서 보이는 심심치 않은 글들
부대표님이 오시기 전까지 나름대로 살림을 맡고 있었다. 그 기간 동안 개선해야 하는 체크리스트 100개가 넘었었다. 양식부터, 결재라인, 복지, 인사체계, 내부 교육, 업체 관리, 광고주 관리까지 그 체계 골자를 만드려고 노력했다. 좋소로 만들고 싶은 마음을 잃고 싶지 않다. 그리고 좋소가 되는 방법과 방향을 의식하며 생각한다.
좋소라는 이상향을 꿈꾸고 있음에도, 필자는 스타트업이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한다. 현실주의자에 가까우며, 가스라이팅, 희망을 주고, 감언이설 하는 그런 부류를 굉장히 싫어한다. ㅈ소와 중소의 차이를 가르는 것은. 첫째, 합리성에 가까운 체계, 소회사일 때는 전적으로 대표의 마인드와 성향, 돈줄 즉 캐시카우이다.
물론 소회사에서는 무조건 1순위가 살아남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대표들은 돈을 따지게 되고, 지출을 굉장히 아까워한다, 필자의 첫 회사가 그런 대표에 가까웠다. 업무를 위해, 보다 좋은 기획을 위해 야근을 하였지만 식대 6천 원, 7천 원을 아까워했던 대표, 술 먹고 와서 야근을 왜 하나며 야근하고 돈 나가니 일 못하는 직원이라 얘기했던, 폭력을 휘둘렀던, 필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고 나오게 되었다. 10년간 광고대행일을 해오며 수많은 상사, 동료, 후배들을 겪고 타 회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반면교사 삼게 되었던 게 좋소라는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최소한 초창기, 창업 시기에 같은 마인드와 방향을 바라본 직원이 아니라면, 이후의 직원은 회사에 충성을 할 이유가, 붙어있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ㅈ소가 아닌 좋소가 되기 위한 3가지, 합리성에 가까운 체계, 대표, 캐시카우가 필요하다.
1. 합리성에 가까운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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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52시간제 도입과 주말, 야근수당, 샐러리캡 제도로 변경되었지만, 당시 처음 도입한 것은 주말 출근 시 유급휴가, 전일 야근 시 다음날 늦출, 평일 야근이 지속되었다면, 휴가 일부 지급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나갔다. 누군가가 불합리하다고 이야기하면 왜 불합리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설득하고, 절충안을 내놔야 하고, 다른 게 없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 그리고 어떤 형태든 결정으로 나타나는 것, 이 2개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작은 회사도 사소한 것 하나부터 의견이 다르고, 불만이 나오고 지속적으로 변경되는데, 소위 대기업들의 시스템이라는 것은 분명 이 무수한 오류와 반복과 절충을 지속 진행해서 나온 것일 것이다.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라, 그리고 결론을 함께 내라
2.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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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귀한 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대표는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나누는 마음이라도 가지는 대표와 그렇지 못한 대표는 아주 다르다. 나누지 못하는 대표는 안 되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잘되는 회사들도 많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사람이 같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나누려고 생각하는 대표의 특징은 남의 말을 우선 들어주는 것이다. 그것은 소통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우리도 굉장히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사례로, 잘하고 실력 있는 사수, 상사, 동료가 떠나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본다. 급여조건도 있지만 소통이 안 되는 대표, 소위 어떤 합리에 가까운 말을 해도 말이 안 먹히기 시작하면 그것은 굉장한 위험 징조다.
대표는 누구보다 돈을 많이 가져가고 써도 되는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눈다는 것은 본인의 회사를 위하는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안다는 것, 그리고 챙겨준다. 오래 다닌 사람 더욱 챙겨주고, 잘한 사람을 더 챙겨준다. 그리고 정만이 아닌 상황판단을 잘하여 무능한 사람을 걸러내는 것,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사람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 작은 단위로 보면 팀에게도 적용된다. 점심 저녁 사내식당을 만들자고 한 것도 대표였고, 월세30만원 지원도 대표였다. 그 외 복지들도 만드는 것은 정말 급여 외에 주기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필자는 '좋은 사람은 문화를 만들고, 잘하는 사람은 돈을 버는 것이 광고대행사다'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을 모으고 잘하는 사람으로 키우면 된다.
대표는 적어도 첫 스타트하는 회사들, 중소회사에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대표와도 오래가고 싶지만 초심을 잃는다면, 그간 사회에서 봐왔던 대표처럼 된다면 같이 갈 수 있을까? 오너는 한국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다.
당신의 대표는 어떤 분이라고 생각하는가?
3. 캐시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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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쪽에서 짤툰은 캐시카우가 맞다. 그렇다면 광고 쪽의 캐시카우는 무엇인가? 의외로 간단하다. 기존 광고주를 지키고, 광고주를 추가로 영입하는 것이다.그렇게 되기 위해선 2가지는 기획력의 상승, 운영 퀄리티의 상승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교육이다. 인재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작은 회사에 조건이 안 좋은 회사에 좋은 인재가 올까? 안온다. 당시 회사는미치지 않은 이상 올 이유가 없던 아주 작은 회사였다, 그래서 강도 높은 교육을 진행했다. 매월 5개 제안서 레이아웃, 5개 보고서 레이아웃, 프로모션 기획안, SNS 기획안, 이벤트 기획안, 트렌드 보고서 등, 그리고 그것에 대한 점수화와 피드백을 진행했다. 추가로 필자가 생각하는 교육자료를 만들어 강의해나갔다. 정말 당시 팀원들이 내게 욕을 어마어마하게 했을 것이다. 실무도 하는데 과제까지 하라니?, 거기에 시간 빼서 교육도 받으라니? 버티지 못하는 친구들도, 욕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래도 밀어붙였다. 가끔 퇴사한 친구들이 제안서 어떠냐고 레이아웃 잘했냐고 보여주는 것을 보면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의 빅픽처팀의 운영 퀄리티를 만들어 나갔고 기반을 닦았다는 생각은 흔들림이 없다. 대행사는 사람이다. 사람이 기획하고, 제작한다. 그렇다면 사람 인적자원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회사는 성장에 대한 보답을 하면 된다.
지금은 본인 주관적으로 진행했던 교육이 아닌 시스템적 교육으로 대체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내부 팀에 대한 교육은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교육은 투자다.
작은 회사는 사람을 키워야 하고, 교육이 돈을 부른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회사와 광고업계 그리고 지식 생각을 담아서 글을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스쳐 지나가는 글로 볼 수도 있으나 생각에 일부에 동의한다면 조금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