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팀장이 보는 인하우스 마케터가 힘든 이유 10가지-2편
광고대행사 팀장이 보는 인하우스 마케터가 힘든 이유 10가지 2편 나머지 5개를 말하겠다.
대기업이나 중소회사나 '원래' 이렇게 해왔다고 하는 기조가 있다. 당연히 좋은 방향은 기존 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해나가야 하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많은 상황에 있는 회사가 다수임에 공감할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기존 방식을 변경할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하거나, 새로운 체계를 적응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 그것을 변경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것 자체의 힘듦 등이 있는 것이다.
변경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본질로 보자면 바로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외부조직 혹은 내부 팀에서 볼 때 '오히려 일을 벌인다, 왜 네가 나서?'라고 비난받는 문화도 걸림돌일 것이다. 특히 큰 대기업일수록 이것을 변화하기는 어렵다. 간단한 부분을 예시로 들자면, 상사와 임원들은 기존 보고 받던 양식과 체계가 있고 익숙하다. 이 보고를 변경하는 양식 하나조차도 왜 이렇게 변경되었을 때 어떤 부분이 좋은지 설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실무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며, 특히 돈의 지출을 담당하는 경영지원팀과의 협의조차도 쉽지 않다.
마케터는 여기서 의욕을 잃는 경우가 많다. 제안을 하고 개선사항에 대해 말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이런 문화는 반드시 회사와 조직에 안 좋은 문화임에 틀림이 없다.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는다면 안에서 곪고 있다는 신호다. 그리고 직장생활에서 문제 제기한 사람은 대안을 같이 제안하고 설득하는 것이 국룰이다. 물론 이 어려움 때문에 포기한다면, 필자는 안타깝게도 더 나갈 수 있는 일말의 희망조차 없다고 한다. 생각했으면 움직이고 부딪혀라. 그렇게 부딪히다 보면 그 조직의 한계를 알게 된다. 결국 권한이 없으면, 그런 위치에 있지 않으면, 발언권이 약하다면, 변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조직은 어떠한가?
'이 업무를 누군가 대신해줬으면 좀 더 빠르게 일처리 할 수 있을 건데'='편하게 일하고 싶다.' 도 솔직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마땅한 경력자가 없고, 사람이 오지 않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기업은 최대한도의 노동력을 사용하고, 비용을 아껴 수익을 내는 것이 생리다.
안타깝게도 마케터 조직 내에서 10명 이상 구성되어있는 기업은 흔치 않다. 마케팅팀 내에서도 아마 5명 미만이 많다고 생각한다. TO는 한정되어있고, 일의 양과 수익성을 회사의 기준으로 판단하기에 TO자체를 늘리는 것은 어렵다.
조직에게 사람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설득하는 것이 채용으로 이어진다. 설득하기 위해서 가장 쉬운 방법은 성과를 높여 발언권을 가지거나, 기업의 눈에도 가시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후자의 방법론을 이야기하자면, 업무 범위, 수행기간, 시간을 명확히 정리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그로 인해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왜, 몇 명이 필요한지 타당성을 가져갈 수 있다.
반대로, 상사와 조직의 기준도 있다. 필자도 TO를 책정할 때 본인만의 기준이 있다. 실무를 파악하고 어느 정도 걸리는지, 과부하가 걸리는지, 수익성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팀장, 상사가 현재의 상황과 지표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하는 자리를 가져라. 적은 인원으로 성과를 내면 평가는 올라가겠지만, 반대로 사람이 많아지면 그 성과를 나누고 달성해야 할 목표는 더욱 올라가는 단점도 있다. 이렇게 시행하면 의외로 팀원들이 잘 판단해서 역으로 의견을 주기도 한다.
이러쿵저러쿵 해도 언제나 부족한 것은 손이다.
닭발이라도 필요하다!
마케팅팀은 돈을 사용하는 부서다. 예산은 늘 부족하다. 마케터의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다. 마케터는 돈을 써야 커리어가 쌓인다. 그리고 해봐야 시행착오를 통해 노하우가 쌓이고, 가늠이 되기에 무의미한 마케팅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돈은 무엇인가? 바로 회사의 돈이고 투자다. 현실적으로 상사와, 재무팀과, 임원을 설득하여 넘어서야 하는 난관들이 있다. 기업은 돈을 아끼면 무조건 좋다는 생각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높다. 작은 인하우스 마케터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표가 몇 천 원 몇 백 원 더 저렴한 곳을 알아보게 지시하고, 기존에 사용하는 툴이 아닌 무료 툴을 사용하게 하고,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제품 포장도 시키며, 심지어 그 제품 박스를 별도로 구매하는 것이 아닌, 공장 주변 박스촌에서 무료로 구해와서 쓴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지독한 사례도 있겠다.
안타깝게도 예산이 넉넉한 곳은 없다. 인하우스 마케터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업무를 일부 대행시키고, 좋은 대행사를 쓰려면, 좋은 퀄리티를 가져가고 싶으면 비례한 것은 결국 돈이다. 이럴 때 자본주의를 격렬히 느낀다.
현재 백만 원 가지고 성과를 내라는 대표에게 시달리는 마케터, 몇 천 원을 아낀, 직접 혼자 제작물을 만드는 마케터에게 위로의 말을 보낸다. 자원이 있어야 뭘 하지! 마케터는 돈을 쓰는 직업이다. 돈을 달라!
저글링만 가지고 울트라를 이기라는 말은 하지 마요!
난감한 것은 어떤 업무를 하는지는 있으나, 어떻게 실행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안되어 있을 때다. 말 그대로 '이런 업무가 있는데 해봐' 식의 인수인계가 이루어진다면, 인수자는 처음부터 하나씩 다시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 온다. 공용 서버에 저장되어있거나, 별도 문서 파일로 잘 정리되어있다면 적어도 당신은 최소 중간 이상 하는 회사에 다니는 것이기에 다행으로 생각하라. 인수인계는 인계자 문서 1차 정리 > 인수자 확인 후 질문 정리 > 담당 책임자(팀장), 인수자, 인계자 3자가 만나서 업무 이야기를 듣고 실행방안을 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래도 필자도 인수인계 시에는 가급적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작성을 요청하며, 인수자도 궁금한 것은 별도로 질문하거나 능동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수자가 꼼꼼히 챙기고 귀찮더라도 많이 물어봐야 하며, 결국 피해는 인수하는 당사자에게 그리고 조직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라.
그리고 인계자는 좋은 인수인계는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회사에게 '정말 잘한 인재였구나'라는 펀치 한방을 먹일 수 있다.
인수인계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문서로 하는 것이다.
대기업 혹은 큰 조직이라면 모르겠지만, 스타트업, 작은 중소회사의 경우 마케터가 여러 영역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제품 소싱, 발주, CS, UI&UX 기획, 서버 구축, 콘텐츠 디자인, 영상 촬영 편집, 섭외, 포장, 발송 등 모든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2~3개는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부분은 기업환경마다 다르고, 스타트업의 경우 누군가 대신해주지 않는 이상, 멀티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조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 다 하는 것은 좋다. 명확한 R&R과 추가적인 영역을 하는 것 대한 인정을 해주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업무가 분할이 되어있는 더 큰 회사와 조직으로 가려는 게 아닐까 싶다.
차라리 내가 사업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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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열심히 발버둥 치는 중소 광고대행사 팀장의 생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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