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 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봄 Aug 01. 2023

낭만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선택들

북저널리즘, '결정적 순간' 서평 

고등학교 때까지 국사나 근현대사 같은 역사 교과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었다. 암기할 것이 많아 힘들긴 해도, 옛날이야기를 알게 되면 내가 더 큰 사람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오래된 프레임을 굳게 믿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오히려 대학 입학 이후부터는 반대였다. 현재를 열심히 살고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는 걸 핑계로, 과거를 일부러 들춰 보지 않으려 했다. 과거에 머물고 싶지 않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틈만 나면 현재 혹은 미래만 이야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접한 책인 '결정적 순간'은 과거의 순간들에 내가 왜 집중해야 하는지 명료하게 알려준다. 이 책은 다섯 명의 전문가가 각각 환경, 말(연설), 법, 이념, 우주 분야의 다섯 가지 결정적 순간을 인터뷰한 내용을 기술한다. 각 인터뷰는 인터뷰를 진행한 인터뷰어인 에디터의 마무리 문단과 함께 완성도 있게 제시된다.


다섯 개의 인터뷰는 환경, 말, 법, 이념, 우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 인터뷰이는 해당 분야의 결정적 순간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친다.  결정적 순간들은 특정 사건과 사고의 흐름으로부터 비롯된다. 예를 들어 환경 분야는 경부 고속도로 건설, 말 분야는 한일관계에 대한 전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 담화문 발표, 법 분야는 차별금지법 공청회, 이념 분야는 여순사건, 우주 분야는 스페이스 X의 팰컨 해비 동시 착륙 사건을 다룬다.


나와는 상관없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읽다 보면 우리 현재의 선택, 그리고 미래의 삶과 맞닿아 있는 가까운 내용이다. 우리가 왜 효율을 따지게 되는지, 강한 말들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좋은 말들을 가릴 수 있는지, 차별금지법이 내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념 사이에서의 진정한 의미의 연대나 공존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실패도 박수받는 문화로의 변화가 될 수 있는지 등을 이 책을 통해 탐구할 수 있다. 




p.11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전례 없지 않다. 그 전례가 미래 혁신의 물꼬를 트기도 한다. 이 책은 케케묵은 역사를 말하지 않는다. <<결정적 순간>>은 미래를 바꿀 혁신가에게 순간이라는 레퍼런스를 제시한다. 전례 없는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필요한 건 잠시의 트렌드, 한순간의 유행이 아니다. 우리가 점검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성 그 자체다.


#북저널리즘 #북저널리즘북클럽 #북클럽 #결정적순간


매거진의 이전글 젊어진 뉴스,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