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동안 무언가를 꾸준히 해온 사람들을 동경했다.
한 직장에 오래 다닌 사람
한 분야를 오래 공부한 사람
알바든 직장이든 일 년 이상 다닌 곳은, 단 두 곳.
전공을 바꾸고 그마저도 후회하며 아직도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 10년이라는 시간은 어울리지 않았다.
사실 강사는 내게 1순위 직업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강의경력을 쌓기 위해서, 이후에는 투잡의 개념으로 해왔던 일이다.
다행히 나의 변덕도 2순위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돌아보니 그동안 총 25학기(중복 7학기 포함), 15개 과목을 맡았다.
(22년 12월 기준 만으로는 9년, 연차로는 11년 차이다.)
와, 생각지도 못하게 10년이란 시간이 쌓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만으로는 2학기가 모자라고, 햇수로는 11년 차이지만
2010년에 대학 강의를 시작했으니, 한 10년은 하지 않았나 생각해 왔다.
강의를 10년 가까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래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익숙해질 만하면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거나 새로운 과목을 맡게 되어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었다.
사실, 작년 이 글을 쓰기 전, 나의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이 스르륵 모래처럼 빠져나가고 있었다.
가벼워진 손을 펴보니 남아있는 것이 바로 강사로서 살아온 시간들이었다.
이만치의 시간을 지나오며, 서류상의 시간, 경력 외에도 나에게 쌓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그것을 하나하나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긴장 속에 시작했던 첫 강의에서 깨달은 것.
학교 안에서 배운 것들과 학교 밖에서 느낀 것들.
강사는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일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더 많이 배우고 성장했음을 알고 있다.
그렇게 틈틈이 떠오르는 제목으로 20개의 글을 썼다.
쓰다 보니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인 것 같아 망설여지기도 했고, 어느 날은 다른 주제들이 꼬리를 물 듯 생각나기도 했다.
올해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조금씩 정리하고 다듬어 볼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10년을 잘 정리하면 앞으로의 10년도 잘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의 한마디
어제까지의 10년
오늘부터 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