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난 축제

비아나 마을에서

by 정다정

스페인하면 떠오르는 것은 빨간색과 투우사이다. 스페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자료화면에 나오는 이미지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그렇다고 스페인에 소 축제를 보는 것이 주된 목적은 아니었지만, 지나쳐온 팜플로냐에서 상점마다 붙은 투우사 그림에 스페인을 대표하는 축제임을 다시한 번 확인하며 궁금해졌다. 이후 작은 마을들을 지나칠 때면 축제가 지나간 풍경들이 보여 혹시나 축제를 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다. 이 날은 로그로뇨로 걸어가던 중 비아나 마을을 지나치는데 사람들이 빨간 옷을 유난히 많이 입었다. 시에스타가 시작되기 전 도착하기 위해 열심히 걷던 중, 마을에 소 축제가 열린다하여 걸음을 멈추고 Bar에서 기다리며 보기로 하였다. 12시가 되자 길거리에 있는 가게들은 철망을 치고, 일정한 길목에 소를 풀었다. 처음에는 한 두 마리 소가 시작점에서 일정한 거리 끝까지 뛰었다. 점차 소의 숫자가 많아졌고, 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이 소 앞에서 뛰었다. 느린 걸음으로 뛰던 소는 이전보다 빠르게 뛰었고, 사람들의 함성도 커졌다. 축제는 사람과 소의 달리기 시합정도여서 위험하거나 긴박감이 넘치지는 않았지만, 축제 속에서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매우 흥미로웠다. 초등학교 운동회마냥 모든 마을 사람들이 빨간・흰색으로만 이뤄진 옷을 입으며, 친구 가족들이 모여 관람하기 좋은 베란다에 걸터앉아 함께 하는 모습은 우리와 같았다. 덕분에 어렸을 적 청/백팀에 나눠 옷을 준비해 입으며 운동회를 참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졌고, 함께하였던 가족과 친구들의 모습이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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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신보다 큰 인형을 데리고 움직이며 돌아다녔다. 친구와 함께 잡고 들기도 하고, 친구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놀라워하면서 도망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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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시작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축제 주변 Bar에 모여 이야기를 나눴고, 타파스와 맥주를 주문하여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 느긋히 걸음을 즐기는 사람들모습과 다르게 느긋함 위로 흥분감이 묻은 얼굴의 모습과 억양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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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축제에 아이들도 모였고, 빨간 옷 혹은 소가 그려진 옷을 입고 어른들 주변을 배회하거나 뛰어놀았다. 너무나 귀여운 티셔츠를 입고 있는 아이가 유독 눈에 띄여 귀엽다 말하며 사진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괜찮다하여 사진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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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시작되자 축제거리에 위치한 Bar는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철조문 사이로 서서 보기도 하였고, 이웃집에 모여서 2층에 함께 관람을 하며 환호하였다. 철조망에 빼꼼히 고개내밀며 매달리는 나와 다르게 편히 넓직한 곳에서 서서 때로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바라보는 2층사람들을 바라보니 꽤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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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큼 빠르지 않은 소의 달리기였지만 사람들은 환호하였고, 뛰는 사람들을 열심히 응원하였다. 간혹 뛰다가 힘들경우 옆 건물이나 벽에 메달리기도 하였다. 달리기는 자유롭게 참가하는 것이였고, 출발지점부터 끝까지 뛰는 사람에게 사람에게는 특별히 환호를 하며, 끝난 후에 연예인을 바라보는 것처럼 다가와 인사와 엄지척을 날리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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