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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by 스페셜티

일주일에 서너 번은 카페에서 일을 한다. 저마다의 이유로 카페를 찾는 사람들처럼, 나도 이곳에서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특히 혼자 온 사람들을 보면 그들만의 작은 우주를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일을 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거나, 단순히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이 작은 공간은 어쩌면 또 다른 사회의 축소판일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카페에서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글을 쓰고 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사람을 발견했다. 노트북에 모니터를 연결하고, 전기선을 여기저기 늘어놓아 카페 한구석을 점령한 중년 남성이다.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노트북, 모니터, 심지어 프린터까지 가져와 카페를 개인 사무실로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당시에는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까?’ 했는데, 오늘 실제로 그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모니터의 푸른빛과 복잡한 전선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깔끔한 분위기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그가 작은 카페가 아닌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여유로운 공간 덕분에 다른 사람들에게 큰 불편은 없어 보였다.


또 다른 사람은 혼자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아이 울음소리가 나오는 영상을 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디선가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카페에 아이가 있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예상보다 약간 작은 볼륨으로 들려와 방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곧바로 앞자리에서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 울음소리의 반복적인 음은 카페의 잔잔한 음악과 얇게 얽혀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 소리는 일부 손님들의 표정을 미묘하게 일그러뜨리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누군가 개입하지는 않았다.


카페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각자의 이유로 이곳에 찾아와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채운다. 나는 이 사람들을 비난하고 싶지도, 옹호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롭다. 그렇다면 나는 카페에서 어떻게 보일까?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하루 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내가 누군가에게는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예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세계에 갇혀 살아간다. 다른 사람을 초대하지 않으려 하고, 그들 또한 나를 초대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누군가의 행동이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대체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한 번쯤은 질문해 본다. “이렇게 무관심해도 괜찮은 걸까?”


카페라는 작은 공간은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때로는 불편함을 느끼고, 때로는 다른 사람을 관찰하며 스스로를 돌아본다. 내가 만든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만든 세상에서 잠시 걸어 나와 주변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다른 사람의 세계를 엿보고, 나의 세계로 다시 돌아오는 작은 시도가 우리의 일상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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