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현옥의 중등필독신문 Feb 6. 2023
일하기 싫은 날이 있어요.
대체로 금요일이면 그렇더라구요.
벌써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거죠.
월요일부터 죽자고 달렸잖아요. 이주에 해결해야 할일을 어느 정도 끝냈기도 하구요.
애쓴 나 이 정도는 쉬어줘도 괜찮지 않나 싶을 때지요.
주말이 다가온다는 심리적 안정감도 있구요.
살살 콧바람이 들어오면 그걸 굳이 말리지 않습니다.
뭐 어차피 몸도 그렇게 따라주지 않아요.
이미 주말의 늦잠을 마중 나온 퀭한 두 눈과 마음이 나를 재촉하지도 않지요.
일주일에 한번이면 그걸로 족할 텐데요.
그런 날이 하루로 끝나는게 아닐때가 문제가 됩니다.
저에게는 그런 달이 있습니다. 진짜 일하기 싫은 달. 그것이 바로 2월입니다.
2월은 1년을 마무리 하는 달입니다. 학교에서는 보통 3월에 한 학년이 시작이 되니까요.
1월은 새해라는 산뜻한 느낌보다는 지친 한해 어여 방학에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때라고나 할까요?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려해도 몸을 움직이려 해도 일년간 쌓인 피로덕분에 말을 듣지 않아요.
1월은 그래서 늘 칙칙합니다.
한해를 시작하는 기쁨보다는 잠이 고픈 시기이지요.
그렇다면 2월은 어떨까요?
새로운 학년을 준비는 해야겠는데 너무 너무 싫은 그런 달이에요.
지금 미리 새학년 일을 해 두면 3월에 편할 걸 알면서도 손가락도 머리도 움직이지 않아요.
그냥 멍하니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립니다.
마음이 잡히질 않으니까요. 3월에 셋팅이 끝나고 새로운 일들이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그때 후회하겠죠.
하나라도 해둘껄 하고 말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그때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은 쉬어가고 싶답니다.
물론 일반 회사원들에게는 배부른 소리인줄 압니다만 그래요. 전투 직전에 몸과 마음을 배부르고 따스하게 만들어 힘을 비축하는 느낌 이랄까요.
지금 이렇게 해두지 않으면 3월부터 달릴힘이 부족할 거에요. 새학기 새로운 마차 출발 전 한템포만 쉬어 가고 싶답니다.
그래서 교사에게는 일년이 딱 열달뿐인 느낌이에요. 1월과 2월은 어디론지 순삭되어 버리니까요.
그런데 말이에요. 그럴때는 잠시 내가 나를 눈감아 주면 안될까요.
애쓴 나를 위해서 일하기 싫은 나 자신을 다그치고 밀어붙이기 전에
지금 하고 있는 일 마무리만 잘 지어도 감사하다고 나를 안아주면 안될까요.
한번쯤은 넉넉하게 내자신에게도 인심 좀 써 줍시다. 거.
2월에 내가 무한히 게을러지는 이유입니다.
2월은 내가 무던히도 일하기 싫은 달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