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

일곱시 삼십분이 되면 어김없이 아파트앞에 노란 버스가 줄을 섭니다.
아파트근처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태워오는 스쿨버스입니다.
태권도 차도 있고 각종 학원 버스도 있습니다.
학원차로 이용하지 않을때 고등학생 통학버스로 이용되는 모양입니다.
버스가 멈추면 그 안에서 온갖 잠에 취한 아이들이 내립니다.
이른 아침 부터 준비해서 학교에 오느라 모두 피곤한 얼굴들입니다.
공부하느라 어제 늦게 잠자리에 들었을텐데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오려니
힘들겠지요. 얼굴이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아~~ 졸려."
안쓰러운 아이들 사이로 운전사 아저씨가 보입니다.
이상하죠. 제가 어른이기 때문일까요 엄마이기 때문일까요
운전석에 앉아있는 운전사분이 더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요.
저분은 이 아이들을 태우기 위해서 집에서 더 빠른 시간에 출발하셨겠구나 싶어서 말이에요
버스를 준비해서 아이들 집을 다 돌며 태워 학교에 일곱시반까지 도착하려면
아침 몇시에 일어나셨을까 싶습니다
따끈하게 데워진 차에 아이들을 태우기 위해 운전사분은 더 이른 아침 준비를 마쳤겠지요.

이른 시간에 출근을 위해 준비를 하면서도 아이가 깰까봐 조심조심 하는 내모습이 보입니다.
그럼에도 한잠이라도 더 재우고 싶어 십분이라도 늦게 깨웠다가 너무 늦게 깨웠다며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듣는 내 모습 말이지요.

"엄마 목소리가 하이텐션이네."
아이가 제 수업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고 말합니다.
집에서 흔히 들을 수 없는 제 높은 목소리가 신기하고 학교 아이들이 부러운 모양입니다.
"저렇게 에너지를 많이 써? 학교에서는?"

"일터라서 그래. 우리 춤 배울때 춤 선생님이 항상 웃으면서 춤추는거봤지.
기분이 좋든 안좋든 한사람 한사람 바라보며 밝은 에너지로 춤추잖아.
선생님 컨디션이 늘 좋아서 그러겠니? 일이니까 그런거야. 엄마도 마찬가지란다.
그래서 나는 그 선생님이 그렇게 짠해보이더라. 괜히 정가고."

아이는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는지 신경쓰지 않고 저만치 달아납니다.
'일이라서 그래. 일이라서.......'
긴한숨을 남기며 나는 스르르 눈을 감습니다.
내일아침에도 여섯시에 일어나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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