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메타버스의 조건
2020년 6월, 세계 최초 메타버스 ETF가 상장됐습니다.
이걸 상장시킨 매튜 볼이라는 분이 2020년 내린 메타버스의 정의를 보면 과연 지금 메타버스라고 주장하는 많은 플랫폼들이 진짜 메타버스의 조건을 갖추었는지 혹은 아직 갈 길이 더 있는 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어디까지나 이것도 완벽히 규정된 정의는 아니기 때문에 권위있는 개인의 의견으로 참고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1.지속가능성(절대 멈추거나 리셋되거나 끝나지 않음)
2.실시간으로 (현실처럼) 동시에 일어남
3.무제한으로 누구나 참여 가능
4.완벽한 경제 시스템으로 작동
5.확장성(디지털과 현실, 개인의 혹은 공적의 네트워크, 개방된, 폐쇄된 플랫폼의 혼재)
6.상호운용성(다양한 세계를 넘나들며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화폐등의 단위가 필요)
7.콘텐츠-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사람들에 의해 창조되고 운영되는 “콘텐츠”와 “경험”으로 채워져야 한다. 이들 중 일부는 독립적인 개인인 반면, 다른 일부는 비공식적으로 조직된 그룹 또는 상업적으로 초점을 맞춘 기업일 수 있다.
(원문 참고하실분들: https://www.matthewball.vc/all/themetaverse)
그렇다면 제페토는 과연 이 기준에서 메타버스일까?
매튜 볼은 제시한 사례, 포트나이트를 통해 게임은 분명히 메타버스와는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포트나이트는 여러 플랫폼에 걸쳐 있는 일관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이며,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보상 등이 있다는 점에서는 메타버스적 요소를 갖고 있지만 무엇을 하는지, 어디까지 확장되는지,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적어도 현재로서는) 너무 좁게 남아 있다는 것이죠. 그는 메타버스는 게임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고, 게임을 포함하며, 게임화를 수반할 수 있지만, 메타버스 자체는 게임이 아니며, 특정 목표를 지향하지도 않는다고 짚습니다.
메타버스와 연동된 AINFT를 개발하는 커먼컴퓨터 김민현 대표는 진정한 메타버스는 우주가 팽창하는 것처럼 ‘어디로 향할 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합니다. 내가 거대한 세계에 들어왔고 그 세계를 누군가 조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이건 진정한 메타버스가 아니라는 것이죠. 제페토가 아직 메타버스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는 이유라고 합니다.
매튜 볼이 말한 조건에 비춰봐도 제페토는 아직 부족합니다. 무료로 이용하려면 무제한으로 누구나 참여하기도 힘들죠. 제페토에서 쓰던 아이템을 다른 곳에서 쓰기도 힘들고 그 반대도 아직은 요원합니다. 제페토 생태계를 ‘더 진짜처럼’ 느끼게 하는 요소들도 아직은 더 필요하겠죠.
김민현 대표가 지적하는 것처럼 마치 현실에 있는 듯한 자연스러움을 주려면 메타버스의 인터페이스도 더 개선해야 합니다. 이는 곧 ‘오픈소스’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으로 귀결됩니다.
물론 더 개방적이 된다는 건 그만큼 정제된 느낌이 덜 한, 날 것의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기에 제페토도 이 점을 고려해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을 것입니다. 빅테크들이 만들어 나가는 메타버스 생태계의 반대 진영에는 ‘개방된 프로토콜과 인터페이스’ 위에서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진영도 존재한다고 하네요. 결국 이걸 다 아우르는 공통된 생태계가 만들어질 때 우리는 완벽한 메타버스의 시대를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