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설이 Apr 27. 2022

고양이는 못 올라가는 곳이 없다.

자유로운 영혼 덕분에 부지런해지다.

고양이는 못 올라가는 곳이 없다.

생각보다 더 탄력 있는 몸을 가졌고, 생각보다 더 높이 점프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고양이이다.


고양이를 기르는 환경의 여러 가지 조건 중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수직공간이라는 말을 들었다.

보통 집사들은 캣타워나 캣폴을 이용해서 수직공간을 만들어준다.


나 역시 베란다에는 캣타워 (와 해먹, 점프해서 올라갈 수 있는 책장), 거실에는 캣폴을 설치했다.

그런데 루리가 꽤 자주 올라가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냉장고 위의 장.

베란다 천정 바로 아래이다.


뒷 베란다에 처음 나간 루리는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저 창문 왼쪽의 김치냉장고 위로 점프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저 장을 향해 뛰어올랐다.


덕분에 나는 대략 2년 만에 냉장고 위를 박박 닦았고,

손도 닿지 않는 저 장 위도 열심히 닦아야만 했다.


저 위에 올라갔다가 뒤의 공간을 이용해서 저 장 아래의 냉장고 위로 내려오고,

거기서 아래로 벽을 타듯 내려오곤 한다.

다리에 무리가 올까 걱정되는 마음에 적당한 스크래쳐를 사서 냉장고 문에 붙일까 생각 중이다.

어차피 베란다에 있는 냉장고라 눈에 안 보여서 괜찮다.... 괜찮고 말고..


캣폴보다는 그 옆의 에어컨 위를 더 좋아하는 희한한 청개구리 고양이.

이 아이가 우리 집에 오고 난 무척 오랜만에 (혹은 난생처음으로) 청소를 참 열심히 하게 되었다.


고마워, 루리.

행복해.

진심이야.

청소 열심히 하면 집 깨끗해지고 좋지, 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