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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이 Jul 31. 2023

S11 대곡역, 무더웠던 은평 한옥 마을의 추억

선선해지면 다시 가자

오랜만에 써보는 브런치.

오랜만이라 그런가 무척 낯설다.

공백기에 다녔던 지하철 이야기들도 하나씩 정리해 보자.. 다시 마음먹어 본다..



이틀 연속으로 서울에서 일정이 있던 여름날이었다.

잊고 있었던 둘째 날 일정이 연신내였기에, 집에 갔다가 다시 올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호텔도 예약하지 못한 상태라 서울에서 하루를 묵을지 말지에 대한 마음의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간단하게 속옷만 챙겨서 상경했다.

아이를 수업에 보내고 카페에 앉아 열심히 검색을 하던 남편이 다행히 당일에 예약이 가능한 적당한 가격의 숙소를 찾아냈다. 수업을 마친 후 이 이야기를 들은, 집 떠나면 무조건 행복한 아이는 무척 신나 했다.


하루를 묵고, 다음 날 버스로 출발한 연신내.

말로만 듣던 하나고는 생각보다 더 멋있었다. 밖에서만 본 하나고의 모습은 대학교 캠퍼스의 느낌이 났다. 

아이가 이 학교에 가면 좋겠다 싶어서 찾아보니 원서 지원 자격도 없다. 아쉬울 따름. 


처음 방문한 은평 한옥마을은 참 예뻤고, 더웠다.

그랬다. 

더웠다.



덥지만 않았다면 골목골목 산책하면서 사진을 많이 남겨도 좋을 것 같은 예쁜 동네였다.

저 멀리 보이는 북한산도 장관이었다.

그렇지만 7월의 은평 한옥마을은 더웠다.



무더위를 피해서 들어간 한옥 박물관은 꽤 볼만했고,

이렇게 아이가 직접 한옥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도 있어서 좋았다.

한옥 부분의 이름들도 접해보고, 어떤 방법으로 한옥을 만드는 지도 직접 해보니 기억에 잘 남는 것 같았다.


다음에 은평 한옥마을에 다시 온다면, 그땐 한옥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서늘한 시기에 다시 와봐야지.


뜨거운 오후에 예정되어 있던 연구원님과 함께하는 자연 탐사를 하러 진관사까지 걸어보았다.

진관사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가야지, 하는 욕심이 있었는데, 벌집을 찾아서 열심히 절을 걷고 나니 의욕 상실이라 시원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집으로 향했다.


소사대곡선, 이라는 이름으로 아이가 알고 있던 지하철 노선은 2023년 6월 16일 서해선으로 편입되었다고 한다. 연신내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서 대곡역으로 가고, 거기서 서해선으로 다시 갈아타는 긴 여정이었지만, 차량 단지도 볼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기도 했다.



지하철 노선도를 들여다보니 엄청나게 많은 역들을 가로질러서 김포공항에서 소사까지 단숨에 온 기분.

더운 날의 대중교통은 좀 힘들었지만, 지하철을 좋아하는 아이는 새로운 역을 가보고, 서해선도 타보았다고 무척이나 행복해했던 나들이였다.


가을쯤, 다시 한번 가자. 

그땐 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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