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나연 Aug 16. 2019

스파이더맨 코믹스 최신 연재작 총정리

2018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마블은 2018년 5월부터 지금까지 [프레쉬스타트]라는 브랜드 아래에서 책을 출간중입니다. 티저 이미지에서도 정 중앙에 큼직하게 스파이더맨이 박혀있었던만큼 한해동안 스파이더맨 코믹스들이 어마무지하게 쏟아졌어요. 거미 덕후로 살아가기에 지금처럼 행복한 시기가 없는 거 같아요. [프레쉬스타트]가 시작한지도 1년이 지났고 하니 그동안 연재된 온고잉 작품들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원조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가 주인공인 책들부터 해볼까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1962년 데뷔 이래로 피터 파커의 이야기를 다룬 가장 핵심적인 책이었어요.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일들'은 거의 모두 <어메이징>에서 다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다른 책이 다 썰려나가도 피터 파커의 코어타이틀인 이 책만큼은 끝까지 연재를 계속할 거예요. 댄 슬롯의 독주가 끝나고 닉 스펜서가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격주연재로 폭풍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 현재 크레이븐을 비롯한 동물테마 캐릭터들간의 집단 전투극 '헌티드' 스토리아크가 완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리뷰링크

<프렌들리 네이버후드 스파이더맨>은 본래 2005년에 피터 데이비드가 연재했던 시리즈인데 이번에 새로 리런치되었어요. 딱히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고 타이틀 디자인만 그대로 가져왔다고 보면 됩니다. <어메이징>이 피터 파커의 핵심이라면 그외의 <어쩌구 스파이더맨> 책들은 번외로 붙은 곁다리 책이라고나 할까요. 피터 파커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야되는 건 아니고, 선택사항을 하나 더 늘려준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말그대로 '친절한 이웃'으로서 지내는 피터의 소소한 일상과 소규모 모험들을 다뤄주고 있습니다. 톰 테일러가 상당히 잘 써주고 있어요. 조만간 리뷰예정!

칩 즈다스키는 2017년에 <피터 파커: 스펙타큘러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참 잘써주어서 제게 사랑을 듬뿍 받은 작가였는데(^^) <스파이더맨: 라이프 스토리>로 다시 거미책에 복귀를 해주었어요. 굉장히 간단하지만 이 바닥에서는 좀처럼 생각해내기 어려운 발상으로 출발하는 책입니다. "피터 파커가 1962년 데뷔한 이래로 리얼타임으로 나이를 먹었다면?" 이라는 전제로 진행되고 있어요. 이 책에선 피터 파커의 나이가 정말로 중요하게 작용해요. 60년대 베트남전쟁 시기에 20대를 보내고, 70년대 가장 커리어가 빛나는 30대를 보내고, 80년대 위기의 중년 40대를 사는 피터 파커의 이야기입니다. 해당 시기에 연재되었던 중요한 작품들을 적절하게 변주하면서도 충격과 공포의 반전을 넣어서 깜짝깜짝 놀래키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불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엔딩을 보기가 점점 두려워지고 있지만요... 리뷰링크

<심비오트 스파이더맨>은... 시류에 잘 편승한 책이라고 말해봅니다. 피터 파커가 끈끈이 심비오트 수트를 입고 다닌 기간은 실제로 그리 길지 않아요. 베놈은 시간이 지나면서 심비오트가 숙주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든지 이것저것 여러 설정이 추가되면서 독자적으로 훨씬 깊고 심오하게 발전한 케이스거든요. 그래서 ✌심비오트 스파이더맨✌은 초기에 슬림하고 간지나는 비주얼 정도만이 남은... 어떤... 추억미화... 같은 것으로 자리잡아서 애정받지 않았나 싶어요. 디자인이 워낙에 멋있어야죠. 이따가 후술할 케이츠런 <베놈>이 엄청나게 흥행하는 중이라서 거기에 발맞춰 슬쩍 숟가락 얹어본 결과랄까요. 거기에다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영화 개봉 즈음에 맞춰서 빌런을 미스테리오로 발탁한 것까지... 의심할 수밖에 없죠. 제가 피터 데이비드를 좋아하는 편이긴 해도 이번 책의 퀄리티는 많이 실망적이에요. 상습 트레이싱범 그렉 랜드를 굳이 기용하는 꼬라지가 마음에 들지도 않고요.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따로 리뷰는 안 할 거 같네요...

저 마일즈 진짜 사랑해요! 온 마음을 다해서 러브러브 하트빔. 그치만 마일즈의 크리에이터 라이터 벤디스가 썼던 말년 작품들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끔찍했어요. 그래서 오랜 공백 끝에 살라딘 아메드가 바통을 이어받아서 쓰고 있는 온고잉 <마일즈 모랄레스: 스파이더맨>은 더더욱 빛나고 소중하지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극장 애니메이션에 영향을 받은 게 다분하게 드러나는 책입니다. 마일즈의 아프로라티노로서의 인종정체성을 부각시키면서 현시각의 사회이슈들과 일맥상통하는 스토리를 따르고 있지요. "히어로 활동과 고등학교 생활 사이에서 갈등하는" 십대 스파이더맨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주고 있습니다. 리뷰링크

<스파이더 그웬: 고스트 스파이더>는 스파이더맨의 홍일점, 현재 유일한 여성캐릭터 솔타에 유일한 여성 작가의 작품입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여자 좀 기용해서 여자 얘기 좀 써주자 이 새끼들아... 스그웬의 기존 라이터는 제이슨 라투어였어요. 라투어는... 딱 잘라 제 취향이 아닙니다. 스그웬 책을 진득하게 정주행하고 싶어도 라투어의 글이 너무 안 읽혀서 번번이 드랍하기 일쑤일 정도로요. 그런 입장에서 셔넌 맥과이어의 <고스트 스파이더>는 제 입맛에 딱 맞는 솔타였네요. 정체가 온 세상에 공개되어 감옥까지 다녀온 마당에 절친한 '웹 워리어즈' 친구들까지 전쟁 중에 떠나보낸, 갓 성인이 된 그웬의 공포와 걱정을 잘 써주고 있어서 만족스럽게 읽고 있답니다. 이 시리즈는 올 8월에 <고스트 스파이더>로 리런치됩니다. '그웬'으로서 사랑받기보다 '스파이더'로서 좀더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느껴져요. (포스팅링크)

상세 리뷰 링크로 설명을 대신합니다.

제가 아직도 도니 케이츠의 <베놈> 포스팅을 쓰지 않았다니 믿겨지지 않아요! 변명을 해보자면 진짜 지인짜 하려고 했어요. 베놈 포스팅을 하려고 이 시리즈를 3번인가 정주행하고 매번 생각거리를 잔뜩 메모하기도 했거든요. 근데 그렇게 포스팅 준비를 할 때마다 자꾸만 포스팅은 뒷전이고 책이 너무 재밌어서 정신 놓고 그냥 읽게만 되더라니까요! 이게 그정도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에요. 벤디스가 <가오갤>에서 심비오트를 '클린타르'로 개명하고 독자적인 자의식을 가진 생명체로 정체성을 재정립시키면서 베놈의 캐릭터성도 상당한 변화를 맞이합니다. 그 뒤를 이은 솔타에서 마이크 코스타는 심비오트와 숙주 간의 관계를 불건전한 Toxic realationship으로 묘사했지요. 케이츠는 벤디스의 설정을 이어받아 '클린타르'에 코스믹호러 신화를 접목시켰어요.(대박적!�) 동시에 코스타의 공생관계 설정을 변주해서 에디와 심비오트 간의 갈등을 찐하게 그려냅니다. 우주를 집어 삼키려는 사악한 고대신, 유년의 트라우마, 데이트폭력과 가스라이팅, 충격적인 진실 폭로 등등 주요 키워드만 나열해도 어마어마하게 심각하고 암울한 분위기네요. 그런 감정적 부담감을 감수하고서라도 다음 권을 부르짖게 되더이다. 정말 정말 대작이에요. 안 그래도 좋아했던 펜슬러 라이언 스테그먼은 이 작품에서 작화력 피크를 찍고 말이에요. 이렇게 훌륭한 케이츠런 지금 이순간에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답니다. 오는 8월에 <앱솔루트 카니지> 이벤트가 시작하는데, 이번 기회에 정주행해보시는 건 어때요? (FCBD링크)

이외에도 이렇게나 많은 책들이 나왔거나/나오는 중이거나/나올 예정입니다. 거미 중심의 whole 이벤트, 토르 이벤트의 타이인들, 다른 책들에서의 게스트 출연, 게임버스의 리미티드시리즈 등등... 저는 참 목표가 소소했거든요. 사람들한테 캐릭터 영업을 하고 소개를 드리려면 저부터가 뭘 알고 있어야 되잖아요. 스파이더맨의 메인스트림의 흐름을 쫓기 위해서 스파이더맨이 나오는 온고잉 책들만! 사서 읽는 것뿐이었어요. 그런데도 지갑은 개털신세, 인생이 허름하네요. 마음만 배부른 가난한 덕후 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