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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울 Apr 17. 2024

상상

아침편지 22



한국의집 고호재에서




  즐거운 아침!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열심히 달려온 한 주가 또 끝을 향해 가고 있어요. 수요일 하루 쉬었다고 일주일이 짧게 느껴지네요. 제 꿈은 주 4일만 일하는 건데, 언제쯤 주 4일제가 정착될까요? 그게 아니면 하루 7시간 근무 정도로 시간이 줄어도 좋겠어요. 하루 덜 일하거나 매일 한 시간 덜 일하거나 하여간 부디 그런 날이 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요며칠 열심히 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습니다. 호주에서 푸드 텐트를 싣고 다니며 핫도그, 닭꼬치, 떡볶이 등을 파는 일상을 보여주는 채널인데요. 처음에는 CCTV가 된 것 같은 위치에서 그 장면을 보고 있는게 좀 낯설게 느껴졌지만, 곧 익숙해졌습니다. 평소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따지자면 레스로탕 운영 같은 타이쿤 게임을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도 들고요.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장님과 호주의 아름다운 날씨, 손님들과 나누는 즐거운 스몰톡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시급이 한국보다 2.5배 높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세먼지 없이 파란 하늘과 넓은 들판을 보면서, 나는 호주의 작은 도시인 그 곳에 사는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20대 때는 언젠가 꼭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언제쯤, 어떻게, 어디로 갈 것인지 알아보기도 했지요. 화려한 경력은 아니지만 어쨌든 먹고 살 길이 없지 않아 보였습니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계속 살아갈 나의 미래가 아주 나쁘지는 않을거라는 자신이 있었어요. 하지만 궁금했습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나 삶, 그리고 지구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까지도 말입니다.



  인생은 언제나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라 결국 나는 어디로도 떠나지 못했어요. 차를 사고, 가족이 되고 싶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그럭저럭 괜찮은 직장을 또 얻었습니다. 여전히 부자는 아니지만, 약간의 걱정만 빼면 자유롭게 떠날 수 있던 시절은 지나간 셈입니다. 앞으로는 더욱 떠나기 어려워지겠죠? 하지만 여전히 나는 아직 그 꿈을 버리진 않았습니다. 언젠가 1~2년 정도는 다른 나라에서 꼭 살아보고 싶어요. 매일 집 밖을 나서기 전에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휠체어나 유모차도 자유롭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노인빈곤률이 높지 않은 그런 나라에서요.



  이번 주말이 정말 기다려지네요. 토요일엔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했고, 일요일엔 남편과 멀지 않은 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먼 나라로 떠나는 건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는 것으로 대신하고, 나는 일단 여기에서 찾을 수 있는 나의 행복을 먼저 누려볼게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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