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꿈을 내 것으로 가지고 왔다. "내 꿈이라면"
카톡으로 주고 받은 지인의 꿈을 요약해보면,
'꿈에 작은 들짐승한테 쫓김. 나는 물릴까봐 물 속으로 잠수. 그러나 (짐승이) 악쓰고 따라옴.
쪼그만게 사나움. 발끝을 물려고 함. 물리지는 않았다. 물 위를 막 뛰어서 나에게 옴' 요기까지.
쫓기는 꿈이었으니 지인은 몹시 놀라고 무서웠던 것 같은데
어쩐지 내게는 내면의 급박한 메시지로 들린다.
'너 이거 알아야 해' 그래서 마구 따라오는 데 나에게는 그 초대가 위협적으로 보이는,
그래서 본능적으로 도망가야 하는...
일반적으로 물은 무의식과 감정과 과거라지만, 나에게 이 물은 회피로 보인다.
'잠수탄다'의 이미지이다. 여기에 숨어 있으면 못 찾겠지.
그러나 이 짐승은 물위를 막 뛰어서(무언가 신적인 동물인가 봄) 나에게 올만큼 다급하다.
아마 내가 물에서 나올 때까지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꿈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은 내 자아의 일부라고 한다. 어떤 자아일까.
지인이 뽑은 카드는 두장, 완즈킹(꿈속의 쫓기는 나), 컵 페이지(들짐승)
나는 이미 한 영역에서 나름의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일 듯)
그 일을 잘 알고있고 잘 다루고 있으며 인정도 받고 있다. 노련함과 나태함이 공존하는 시기.
컵 페이지(들짐승)는 이 상태를 감지하고 새로운 초대장을 보낸다. 들짐승이 저렇게 난폭하게 등장했다면
아마 그 동안 무시를 꽤 당했을 듯. 이는 너무나 낯설고 야성의 것이고 무엇보다 왕의 자리에서 내려와서 새로 시작해야 하기에 두렵다. 밑바닥부터 무언가를 또 시작하는 것은 얼마나 피곤한 짓인가.
그래서 나는 잠수한다. 나를 못 찾기를 바라며. 지금의 안정적 지위를 격동시키지 않기를 바라며.
그림을 보라,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내 꿈이라면, 초대는 두번째 치고 일단 내가 한 분야의 킹이라는 것에 더 꽂힐듯 하다.
자신감이 바닥이거든 -.-
일단은 그 자신감과 황홀함을 만끽한 다음에 생각해보련다(좀 더 잠수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