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도시 갈매기> - 광어의 꿈
지은이 정범수
이 바다는 내 바다가 아니야
대양의 꿈과 항해의 포부를 가진
나 같은 마도로스가 있을 곳이 아니야
던져주는 먹이에 길들여질
수족관의 돌고래인 줄 아느냐
그물의 억압에 억눌릴
살아있는 허수아비인 줄 아느냐
한낱 뜰채가 가두리를 휘저으니
뛰노는 생선 몇 마리가 잡혀 오르고
가장 말 안 듣는 광어의 살점에
꼬챙이가 파고든다
파고든 꼬챙이는 붉은 피가 감싸고
붉게 흐르는 광어의 꿈은 푸른 바다가 삼킨다
그렇게 가두리 속 소멸의 닻이 올라오고
5대양 6대주의 대항해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