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정원사 — 이태리 엔리코 카푸토

by 생각하는정원

지난여름 제주에서 나는 평생 잊지 못할 한 사람을 만났다. 그의 이름은 성범영, 86세의 정원사이며 ‘생각하는 정원(Spirited Garden)’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야기는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9세였던 성범영 선생은 서울을 떠나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는 한때 유럽 관광객으로부터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볼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을 들었고, 그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제주 시골의 황량한 땅, 3만 6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돌과 먼지뿐인 땅을 샀다. 물도, 전기도 없었다. 그는 수년간 등유 램프 불빛에 의지해 돌을 나르고, 나무를 심고, 담을 쌓았다. 태풍은 그가 만든 것들을 자주 무너뜨렸다. 이웃들은 그를 미치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25년 동안 그는 그 땅을 빚어냈다. 1990년대 공식 개장 이후, 생각하는 정원의 방명록에는 중국의 장쩌민과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베트남, 일본, 몽골의 지도자들의 이름이 남아 있다. 『홍고량』의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의 모옌도 이곳을 찾았다.

내가 방문했을 때, 무더운 날씨에도 성범영 선생은 정원 길을 따라 나를 안내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나무와 분재, 가장 희귀하고 연약한 것들을 하나하나 가리켜 보여주었다.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우리는 함께 웃었다. 나는 그에게 정원을 가꾸며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아주 단순했다.

“기다림.”

노력이 결실을 맺는지 알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린다.

오늘날 생각하는 정원은 인내의 살아 있는 증거다. 그것은 시간과 아침에 대한 이야기이며, 인내를 요구하는 시작, 돌봄과 헌신으로 빚어진 세월, 그리고 마침내 아름다움으로 피어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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