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장 힘들었기에 다시 희망을 믿게 된 해

by 생각하는정원

2025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해였다.
그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이 해는 버거웠다. 경영은 숫자로 압박해 왔고, 책임은 사람의 무게로 다가왔다. 도움을 요청해야 했고, 거절을 받아들여야 했으며, 스스로를 설득하지 않으면 하루를 넘기기조차 쉽지 않은 날들이 이어졌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민망해졌고, 말보다 침묵이 편해졌다. 그해의 시간은 나를 끊임없이 시험했다.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정말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힘든 시간은 대개 외부에서 온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2025년의 고통은 내부에서 더 크게 작동했다.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했고, 기준을 명확히 세우지 못했으며, 함께 가야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였다. 오래 버틴 것이 반드시 옳은 선택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 해에 비로소 인정하게 되었다. 정리하지 못한 것들이 결국 시간을 갉아먹고,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는 단순한 진실을 2025년은 잔인할 정도로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해는 내가 다시 희망을 믿게 된 해이기도 했다.
희망이란 상황이 좋아질 때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가장 상황이 나쁠 때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희망은 누군가의 도움이나 외부의 반전에서 오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는 태도, 반드시 정리해야 할 것을 정리하는 결단, 그리고 책임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조용한 의지에서 조금씩 되살아났다. 크고 거창한 변화는 없었지만, 하루하루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과정 속에서 희망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정원을 가꾸며 배운 진실도 그 해에 다시 확인되었다. 정원은 한 번에 바뀌지 않는다. 낙엽은 매일 치워야 하고, 잡초는 제때 뽑지 않으면 뿌리가 깊어진다. 2025년의 나는 인생과 조직이 정원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 미뤄왔던 일들을 하나씩 끝내고, 불필요한 것을 비우며, 다시 기준을 세우는 일. 그 단순하고 반복적인 과정이 결국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것을 그 해는 증명해 보였다.
그래서 2025년은 실패의 해로 남지 않을 것이다.
그 해는 내가 다시 희망을 ‘느낀’ 해가 아니라, 희망을 ‘정의’하게 된 해로 기억될 것이다. 희망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태도이며, 숫자가 아니라 책임이고, 외부의 변화가 아니라 내부의 정렬이라는 사실을 배운 시간이었다. 가장 힘들었기에 가장 본질에 가까워질 수 있었고, 가장 낮았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2025년은 나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사람으로 서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희망을 말할 수 있다. 그것이 이 해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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