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하나로 역대급
평가받은 허머 EV
"예뻐서 탄다"라는 말 들어봤을 것이다. 디자인으로 성공한 차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그러나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디자인만으로 성공한 차'는 없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시트로엥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인 디자인이 자동차에 고스란히 녹아들었음에도 글로벌 판매량은 좋지 못하다. '성공했다'고 볼만한 차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오늘 살펴볼 허머 EV는 조금 다르다. 디자인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예사롭지 않은 스펙이 가슴을 울렸다. 출시 소식을 알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에서 실물이 포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김없이 쌍용차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와서 함께 다뤄보려 한다.
830마력짜리 고성능
순수 전기 SUV와 픽업트럭
허머 EV는 GM이 전동화에 대한 의지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출시된 순수 전기 SUV와 픽업트럭이다. '허머'라는 이름이 부활했지만 아쉽게도 독립적인 브랜드로 부활한 것은 아니다. GMC 브랜드에 속한 모델로써 등장했으며, 우렁찬 V8 엔진 대신 고요한 전기 모터를 달고 모습을 드러냈다.
허머 EV는 내연기관 시절의 허머처럼 GM의 얼티엄(Ultium)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특유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고, 지불을 길게 늘리고 스페어타이어도 장착했다. 차체 크기 제원은 휠베이스만 3,218mm에 달하고, 전체 길이는 휠베이스에 비해 짧다. GMC는 이에 대해 오프로드에서의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라고 전했다.
허머 EV는 총 5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상위 트림인 에디션1과 3X는 시스템 총 출력으로 830마력을 발휘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트림에 따라 400km에서 480km로 다양하며, 기본 트림을 제외한 나머지 트림에는 800볼트 300kWh DC 급속 충전 기능을 지원한다.
이 외에 GM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슈퍼 크루즈를 탑재했는데, 이를 통해 고속도로 등 미국 내 주요 도로 20만 마일을 스티어링 휠 조작 없이 운행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자동 차로 변경 시스템도 탑재되어 있다. 가격은 9,030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 선으로 책정됐다.
최근 도로에서 포착된 실차
국내 소비자들은 역시나
쌍용차에 대한 안타까움 드러내
최근 도로에서 실차가 포착됐다는 소식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전해졌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포드 머스탱 차주다. 자신의 차 옆을 주행하는 허머 EV를 촬영한 것이다. 영상 속에는 허머 운전자가 머스탱 운전자를 보며 여유 있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과 신호 대기하는 모습, 급가속 하는 모습 등이 담겨있었다.
영상 촬영자에 따르면, 허머 EV의 운전자는 GM 엔지니어인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앞 좌석 루프 패널을 떼어낸 채 주행하였고, 주변 차주들의 관심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쌍용이 가야 할 길이다", "쌍용 보고 있나?", "저 덩치에 제로백이 3초.. 대단하다", "1억이라는 금액이 혜자처럼 느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코란도 이모션 공개된 지금
쌍용차를 향한 요구의 목소리
이런 SUV나 픽업트럭이 공개될 때마다 어김없이 쌍용차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번 허머 EV 실물 포착 소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네티즌들은 쌍용차에 대한 안타까움과 답답한 마음을 댓글을 통해 표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런 차를 쌍용차가 가장 잘 만들 것이고, 쌍용차가 만들어야 했던 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쌍용차는 코란도를 기반으로 만든 순수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공개했다. 이 차를 공개하면서 생존 의지도 함께 내비쳤다. 보도자료 첫 줄부터 "쌍용차는 생존 의지가 담긴 강도 높은 자구안 가결에 따른 후속 조치로 미래 준비를 위한 신차 개발에 본격 나선다"라는 내용이 쓰여있다.
코란도 이모션은 프로젝트명 'E100'으로 개발해온 쌍용차의 첫 전기차다. 쌍용차에 따르면 코란도 이모션은 코란도 브랜드 가치 계승은 물론 전기차와 역동성의 조합으로 고객의 감성에 충실하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내연기관 코란도를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공간과 활용성도 같다고 보면 되겠다.
야심 차게 내놓았고, 나름 의미도 있는 신차다. 쌍용차 최초의 전기차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또 티볼리냐"부터 시작해서 "코란도의 명성은 이제 사라졌다"라며 비관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 제조사에게는 패밀리룩만큼 중요한 게 없다. 패밀리룩이 곧 그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그런 의미에서 패밀리룩이 매우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쌍용차'하면 '티볼리'가 떠오르는 시대이고, 그러한 티볼리의 디자인을 모든 차종에 적용하고 있다. 심지어 '소볼리', '중볼리', '대볼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건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티볼리의 패밀리룩이 모든 모델에 잘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티볼리를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차보다 유독 코란도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가 뭘까? '코란도'라는 이름은 단순히 모델명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코란도'는 하나의 브랜드다. 지금의 쌍용차를 SUV 전문 브랜드로 인식하게 해주었으며, 국산 SUV하면 코란도가 떠오를 정도다. 한국산 지프 형태의 SUV, 정통 오프로더 하면 코란도가 고유명사처럼 떠오른다. 그러나 지금의 코란도는 '코란도'라는 이름보단 '중볼리'라는 별명만 떠오른다. '코란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코란도스럽지 않다는 말이다.
7월까지 인수 의향 접수
새로운 시작 앞둔 쌍용차
이러한 요구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회사 사정도 좋지 못하다. 최근에는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 여러 기업이 인수 희망 의사를 밝혔지만, 쌍용차를 인수할 만큼의 자금력이나 규모가 되는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다음 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 희망자 중 심사를 통화한 후보를 대상으로 예비 실사를 진행한다. 예비 실사는 8월 한 달간 진행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인수 제안서를 받고, 투자 계약 등의 절차가 진행된다. 기사로만 나오던 어떤 기업의 쌍용차 인수가 현실이 된다는 이야기다.
드디어 쌍용차가 레트로
열풍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인수된 이후 쌍용차가 출시할 신차가 쌍용차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기업 회생 절차 이후, 진짜 회생은 신차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쌍용차 입장에서도 상당히 스트레스가 클 것이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해야 하고, 트렌드에 뒤처지면 안 되며, 동시에 경쟁사까지 견제를 해야 한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쌍용차가 고민이 매우 깊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쌍용차가 드디어 레트로 열풍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코란도 이모션 관련 보도자료에서 정말 중요한 건 뒤에 있었다. 쌍용차가 위에 있는 사진과 함께 관련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레트로 디자인을 갖춘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알렸고, 'J100'이라는 이름으로 개발 중인 중형 SUV다. 쌍용차가 전한 출시 예정일은 2022년이다.
문의 : master@spoiler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