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기아차 출고 대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다른 제조사들도 그리 상황이 좋지 못하다. 심지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곳도 있었으니 말이다. 현대기아차는 반도체 수급난에서 자유로울 줄 알았으나, 영향을 계속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출고가 지연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오랜 기간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과 더불어 특수한 경우도 맞물렸다고 한다. 바로 노조의 파업이다. 최근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듯하다. 오늘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반도체 수급난이 신차 출고에 끼치고 있는 영향과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출고 지연 상황에 대해 짚어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동장 가동률 80% 대로
코로나19는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잘나가던 현대차 공장의 가동률을 80%로 아래로 떨어뜨렸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80%에도 못 미쳤다고 한다. 이는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공개된 2011년 이후 역대 최저치로 기록되고 있다.
이 수치는 현대차와 기아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대차의 작년 글로벌 공장 가동률 평균은 84.1%였고, 기아는 74.5%로 집계되었다. 2019년 두 회사의 공장 가동률 평균은 95.4%에 달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15.4% 포인트 줄어든 79.9%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은 다른 자동차 제조사보다도 우수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13년과 2015년 글로벌 공장 가동률로 105%를 기록했고, 2011년 이후로 100% 이상을 계속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7년 98.5%, 2018년 96.5%, 2019년 95.3%로 떨어졌고, 코로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에는 8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현대차 공장 중 유일하게 공장 가동률 100%를 넘긴 곳은 러시아 공장이다. 러시아 공장은 109.6%의 공장 가동률을 기록했고, 국내 공장 가동률은 92.9%였다. 이 외에 북미 공장 72.6%, 인도 74.5%, 체코 72.3%, 브라질 71.7%, 터키 68.6%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쳐
현대기아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급난까지 생겼다. 이 때문에 BMW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일도 생겼다. 당초 현대기아는 반도체 수급난을 피해 갈 것이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으나, 현대기아도 이 상황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가장 심각했던 것이 지난 5월이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현대기아차 일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기아는 특근을 시행하지 않으면서 생산량을 조절해왔는데,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문을 닫은 것이 지난 5월이 처음이었다. 현대차는 울산 5공장 2라인, 기아는 광명 2공장 등을 휴업했었다.
이때부터 차량 출고도 지연되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불만은 현대차와 기아가 아이오닉 5와 EV6의 사전계약을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당시 아이오닉 5의 사전계약 대수가 4만 대에 달했으나, 첫 달 출고 물량이 114대에 그쳤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옵션을 빼는 방법으로 반도체 수급난을 방어하려 했다. 파킹 어시스트,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제외하는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차량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출고 대기가 심각한 차량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K8 6개월, 포터 4개월
3분기까지 장기화 전망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계의 생산 출고 자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인기 차종 출고 기간은 6개월 내외다. 포터는 4개월, 아반떼, 코나, 스타리아 등은 3개월, 팰리세이드, GV70은 2개월이 소요된다. 생산 대기 물량은 포터 2만 9,460대, 포터 일렉트릭 2만 2,945대, 스타리아 1만 3,649대, GV70 1만 2,307대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상황이 좋지 못하다. K8 하이브리드의 경우 출고 대기 기간이 5개월이었는데, 6개월 이상으로 늘어났다. 생산 요청 물량은 1만 6,455대에 달하는데, 이달 생산 계획은 2,800대 수준이다. 이 정도면 올해 출고가 불가능하다. 쏘렌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도 출고에 6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현대차는 지난달에 투싼 4,205대를 출고했다. 남은 생산 요청 물량은 3만 2천여 대에 달한다. 투싼의 실제 생산 계획 대수는 계약 양의 10분의 1 수준인 3,200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올해 1월 중순에 요청된 것이 이달에야 생산에 돌입할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현대차와 기아 모두 반도체 수급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심각한 경우 지금 주문해도 올해 안에 출고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인기 차종에 대한 출고 지연이 심각해지면서 계약 이탈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노조의 파업 문제까지 겹치면서 자칫 더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파업까지 겹쳐
대기 기간 더 늘어날 수도
현대차 노조는 최근 임금 협상 과정에서 현대차가 파업 수순을 밟는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올해 임금 단체협상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지속했던 현대차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이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다.
현대차 노조는 30일에 열린 제13차 임단협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쟁의 행위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사측은 이날 노조에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기본급 5만 원 인상과 더불어 성과금 100%+300만 원, 품질 향상 격려금 200만 원, 2021년 특별 주간 연속 교대 10만 포인트 지급을 제안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제시안에 따른 총 인상액은 1,114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노조는 기대치에 한참 떨어지는 제시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기본급 9만 9천 원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또, 노조가 주장해온 정년 연상, 해고자 일괄 복직 등의 사안도 빠졌다는 것이 결렬 요인으로 꼽힌다.
만약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현대차의 출고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지난 5일 노조는 노동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임시 대의원대회를 연 노조는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 결의안과 중앙쟁의대책 위원회 구성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과 파업 찬성 표가 절반을 넘으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현대차는 차량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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