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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훈 Jul 15. 2024

첫 10km 완주

1시간 17분 20초.

이틀 전에 편하게 걷고 하루 쉰 다음 처음으로 온전히 뛰어서 10km를 완주했다. 드디어 뛰기로 작정하고 나섰다. 평소 걸어서 다녔던 코스라 익숙한 코스. 집 앞에서 출발하여 마장동 한양대 뒤편까지 중랑천변 코스로 편도 5km를 왕복하면 10km, 걸어서는 2시간이 걸린다.


뛰다가 힘들면 걸을 심산으로 천천히 시동을 걸었다. 준비운동은 따로 없다.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천천히 뛰면서 몸을 푼다. 느린 달리기로 2km 정도 지나니 묵직했던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


3km, 4km, 4.5km 핸드폰으로 거리를 확인하면서 조선시대 만들어졌다는 살곶이다리까지 쉬지도 걷지도 않고 달려서 왔다. 5km 반환점이다. 페이스를 보니 걸을 때 보다 훨씬 빠른 8분 내외이다. 페이스는 1km를 완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편하게 걸을 때가 11~12분, 빠르게 걸으면 10분이니 평소보다 상당히 빠르다.


여러 번 걸어서 다녔던 코스라 뛰면서 무의식 중에 핸드폰을 들어 자꾸 속도를 확인한다. 나도 모르게 빨라지는 속도를 확인하고 내 페이스를 찾는다.


반환점을 돌고 7km 지점을 지나 군자교까지 무사히 왔다. 이제 3km가 채 남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생애 첫 10km를 뛰어서 완주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한다. 뇌에서 솟구치는 엔도르핀이 느껴질 정도로 기분이 최고조에 달하고 감히 하프 마라톤도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윽고 출발 지점에 도착했다. 평균 페이스 7분 43초, 1시간 17분 20초가 걸렸다. 잘 뛰는 러너는 10km를 40분 이내에 주파한다. 거기에 비하면 굉장히 느린 속도이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나다.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한다.

달리기와 걷기를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는 두 다리가 지면에서 이탈하는 체공순간 여부이다. 이런 관점에서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 내 행위가 걷기인지 달리기인지를 구분하는 경계는 모호하다. 나만 규정할 수 있다. 같은 속도로 달릴 수도 걸을 수도 있다. 이것이 빠르지 않지만 이것이 지금까지 큰 부상 없이 달리기를 이어오고 있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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