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by 에너지드링크

나의 첫책 미라클루틴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상황을 대략 설명하자면 주말 오전 근무를 하고 온 내가 집에 들어와서 아침도 안 먹은 아이들과 신랑의 밥을 차리려 한다. 하지만 냉장고에 마땅한 반찬도 없고 무엇인가를 하기에는 너무 지쳐서 김이랑 달걀, 김치등으로 간단하게 먹으려던 순간이었다.


"오늘 점심은 그냥 간단히 먹자."

"나는 10년이나 간단히 먹었어!!!"

- 미라클루틴 212p-

은 몇 줄 안 되지만 그때 받은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결혼 생활 10년 동안 간단히 먹었다는 말이, 나의 요리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워킹맘인 탓에 회사와 집을 왔다 갔다 하며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피곤하다는 핑계로 친정 반찬을 얻어먹거나 외식을 즐겼던 나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주 조금씩이라도 요리를 해보려는 생각이 커졌다.

그 이후 신랑은 콩나물국과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주었고 나도 연재글 내용처럼 된장국, 미역국, 계란밥, 카레 등 아주 작게나마 소소한 시도를 하고 있다.

아직도 엄지 척 요리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도를 하다 보니 느끼는 바가 크다.

일단 못한다고 시도조차 안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

망한 요리도 망한 요리 나름 나에게 교훈을 주었고 시도를 반복하다 보면 맛의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재료 본연이 신선하다면 크게 간을 하지 않아도 맛이 난다.


음식 재료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계란은 난각번호 1번란을 산다던가, 야채는 유기농이나 무농약 제품을 선택하고 국산 제품을 고른다면 좀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또 영양제 공부와 더불어 식품에도 관심을 갖다 보니 집에 양념이나 기름도 다 바꿨다. (카놀라유 몸에 나쁨..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추천합니다. 더 자세한 건 영양제특강 책도 참고하세요)


안식년 휴직 중인 나는 요즘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다. 확실히 안 할 때보다 더 늘기도 했고 무엇이든 관심을 듬뿍 줘야 실력도 늘어난다.

아직 요리고자를 완전히 탈출하지는 못했으나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건강한 먹거리로 제대로 된 요리를 척척 해내는 날이 언젠가 오지 않을까?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욕심내서 맛있는 요리도 하고 싶고, 좋은 책을 써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고, 가정에서는 아이들을 잘 키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로 크길 바라며, 이 사회가 조금 더 배려와 친절로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유토피아적 공상을 한가득한다.


배고픈 당신이여, 사랑을 가득 채운 따뜻한 연말 보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