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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산업의 앙시앙레짐은?

(TMI) 패션, 산업이 늙어간다

지금까지 ‘패션, 산업이 늙어간다’를 연재하면서 물리적인 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패션산업 1세대와 2세대, 세대 간 미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슈였다. 


이번에는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에 의한 ‘늙음’이 아니라 구시대의 체제, 즉 앙시앙레짐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앙시앙레짐은 프랑스 혁명 시기 구체제를 의미한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부르주아지의 성장과 자본주의에 반하는 왕조 중심의 봉건체제를 의미한다. 이를 요즘에는 구체제, 혹은 구시대의 체제로 사용한다. 사실 과거의 체제들은 수세기에 걸쳐 일어났지만 요즘은 이른 체제의 변화가 수십년, 혹은 수년 내 변화하기도 한다. 


산업에서도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후 2차 산업혁명기까지 2백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3차 산업혁명은 수십년에, 4차 산업혁명 역시 더 짧은 시간에 완성될 확률이 높아보인다. 이후 5차, 6차 산업 혁명은 이 기간 보다 빨라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렇다면 패션업계의 앙시앙레짐은 무엇일까? 


모든 패션산업의 프로세스에 앙시앙레짐이 존재한다. 이미 물러나 과거의 유산이 된 것도 있고, 현재 진행형인 것도 있으며, 여전히 공고하게 기득권을 지키고 있는 것도 있다. 개인적으로 요즘 패션산업을 ‘패러다임의 전환기’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런 패러다임 전환기에 거론되는 모슨 키워드가 어쩌면 앙시앙레짐일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TMI는 패러다임 전환기의 앙시앙레짐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우선 전반적인 패션산업의 흐름을 보면 국내 패션산업이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한 매크로 산업에서 개인의 역량이 강조되는 마이크로 산업으로 빠르게 분화하고 있다. 매크로 산업에서는 박리다매, 대량생산, 글로벌 소싱, 빠른 회전율, 대형화, 규모의 경제, 선택과 집중 등이 핵심 키워드였다. 


반면 마이크로 패션에서는 스타트업, 인디 브랜드, 모노 프로덕트, 스트리트, 소셜, SNS, 1인기업, 창업, 홀세일, 공유경제 등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이 같은 키워드는 패션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에 공통적이며, 국내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패션 기업들이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 같은 시대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고 또 일부는 인지하면서도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사내 벤처 시스템을 도입, 달라진 패러다임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일부 기업은 사내에 벤쳐캐피털을 만들어 사내는 물론 사외의 새로운 비즈니스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달라진 패러다임에 맞는 경영을 도입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사례들이 쌓이다보면 공고했던 앙시앙레짐이 무너질 수도 있다. 프랑스혁명기 부르주아지가 그랬고, 이후 많은 레미제라블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진은 기사와 무관)


원본 출처 : www.fash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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