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규 (두레자연고등학교 체육교사)
대한민국은 국민모두가 교육에 대해 전문가인 것처럼 보인다. 누구나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 할 말이 많고,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매번 바뀌는 교육부 수장에게 우리는 많은 희망을 갖고 기대를 실어 주지만 교육에 대한 국민의 뜨거운 열정과 바람에 충실히 답해주지 못한 채 대부분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 자리를 떠난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교육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녀들을 해외로 보낸다. 국내에 남겨진 아이들은 청소년기에 고민해야 하는 그들의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책 속의 글자들과 함께 한다. 획일화된 학교의 규정에 조금이라도 빗나가는 아이들은 사회의 낙오자로 일찌감치 점쳐지기도 한다.
여전히 교사라는 지위만으로 권위를 내세우고 싶은 교사들은 안 그래도 힘들게 학교생활을 버티는 아이들에게 한국의 교육으로부터 더 정이 떨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잘못된 일에는 굴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수업시간에 배우지만 선생님의 의견에 대해 아이들이 물음표를 던지면 ‘건망지다’ 내지는 ‘어른의 말에 복종하지 않는 괘씸죄’가 적용된다.
국가에서는 개성신장을 위한 교육, 체험학습 통한 교육, 혁신교육, 창의인성교육 등을 강조하며 여러 가지 방면으로 학교교육을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제도뿐인 정책들이 많아 현장에서는 그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며 교사들에게는 또 다른 짐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러한 기존의 학교교육이 안고 있는 비인간화, 획일화, 경직화 현상에 대한 새로운 해결방안으로 등장한 대안교육은 우리의 어그러진 교육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대안교육, 대안수업을 실행하는 대안교사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 이러한 고민 중 야누쉬 코르착의 글은 나의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한 느낌이다.
중요한 것은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슬퍼하는 것’이다. 아이가 비뚤어진 길을 걸어와서 그렇게 고독한 모습으로 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슬픔 말이다. 화를 내지 말고 슬퍼하라. 복수가 아니라 연민의 정을 가지는 것이다. 교사는 슬픔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런 사람은 적어도 당연한 교육의 현실을 적절한 의도와 노력을 통해서 정복하고 승리를 구가하는 자는 아니다. 오히려 최선의 의도와 노력이 난파를 당할 수 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좋은 교사란 이러한 상황을 온몸으로 짊어질 수 있는 자이다.
- 야누쉬 코르착의 ‘어떻게 아이들을 사랑해야 하는가’에서
앞으로 대안학교 체육수업을 1인칭시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그리고 행복한 체육수업을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아이들과 치열한 투닥거림의 연속선상을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는 한 체육교사의 이야기를 그려나가고자 한다.
다음 회 - (② ‘근데요’ 패러독스)
글쓴이 : 최정규(두레자연고등학교 체육교사)
행복한 교실과 행복한 체육수업을 꿈꾸는 로맨티스트. 주요 관심사는 대안교육과 sport pedag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