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Kobe
2020년 1월 26일 9:47분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와 딸 지아나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났다. 국경과 종목을 넘어 전 세계가 코비의 죽음을 애도하고 나섰다.
국내외 농구팀들은 그의 백 넘버 24번을 기리며 공격 시간 24초를 그대로 흘려 보냈다. 프로볼(NFL 올스타 전)과 슈퍼볼 에서도 코비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경기장에서는 코비 이름이 메아리 쳤다.
축구 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는 골을 넣은 후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브라이언트 등번호 24를 만들어 기도했다.
코비와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테니스 스타 조코비치는 경기 후 카메라 렌즈에 KB 8 24 Gi Gi Love you라는 메시지 적어 보냈다. (GiGi는 코비브라이언트 둘째 딸 지아나 브라이언트 애칭이다.) 그는 승리 인터뷰에서 코비에 대한 각별 함에 눈시울을 붉혔다.
미PGA투어 피닉스오픈 16번 홀에서는 홀 위치를 그린 위쪽으로 24걸음, 왼쪽으로 8걸음 만나는 지점으로 옮겼다. 홀 깃발 역시 한쪽은 8번, 또 다른 쪽은 24번을 적어 놓고 깃발 색깔도 LA레이커스 유니폼 색깔인 노란색과 보라색을 혼합해서 만들었다.
전 세계적인 추모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슈퍼스타를 잃은 NBA 커다란 변화 예상
코비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특히, NBA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NBA로고를 코비 실루엣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눈길을 끌고 있다. 벌써 코비의 실루엣을 형상화한 많은 NBA로고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참고로 지금 NBA로고는 1960년 제리 웨스트 실루엣이다. (한국계 골프 선수 미셸 위의 시아버지이기도 한 제리웨스트는 LA레이커스 또다른 전설로 코비 브라이언트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그의 이름을 딴 상을 신설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NBA전설을 딴 어워드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빌 러셀 파이널스 MVP 어워드가 유일하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비 시즌 아시아와 유럽을 꾸준히 방문해 NBA인지도를 높이는데 공헌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상이 신설될 가능성이 오가고 있다.
19-20시즌 NBA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은 24번과 2번을 달고 경기에 참가한다. NBA 사무국은 1일 “코비와 그의 딸을 추모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유니폼을 24명의 선수들이 입는다”고 밝혔다. 오는 17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팀 지아니스 아데토쿤보’는 코비의 등 번호 24번, ‘팀 르브론 제임스’는 지아나가 유소년 농구팀에서 달았던 2번이 새긴 유니폼을 입고 뛴다고 전한 것이다.
현재 나이키 쇼핑몰에서 '코비'관련 상품은 전체 매진되었다. 코비는 2003년부터 나이키와 신발 계약을 맺고 자신의 이름을 딴 시그니처 농구화를 출시했는데 리셀러들에 의해 200~300% 높은 가격에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NBA공식 물품 온라인 판매처인 NBA스토어닷컴(NBAStore.com)에서도 코비 관련 상품은 품귀현상을 겪고 있으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코비가 LA레이커스 시절 입었던 등번호 8번과 24번 저지의 경우 300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참고로 르브론 제임스 저지는 110달러, 샤킬 오늘은 130달러에 판매된다. 아마존에서 코비의 자필 서명이 있는 저지가 무려 6,00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스테이플 센터에서는 LA레이커스 전설 매직 존슨과 나란히 그의 동상이 세워질 것이고 LA주요 거리, 공원, 건물 등에 코비 이름이 붙은 지명이 생겨날 것이다.
코비 전후로 스포츠 산업 안팎에는 많은 변화 예상
코비가 떠나고 스포츠 산업 안 밖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갑작스런 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시기 전에 그와 관련된 마케팅 관련 논의가 시의적절하게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건 코비 관련 마케팅 활동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이다. 이전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레전드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걸맞게 VR, AR기술로 코비브라이언트를 부활시키자는 움직임이 나올지 모른다.
예를 들면 스테이플 센터 내 코비브라이언트와 딸 지아나 브라이언트가 앉아 있던 자리를 핸드폰으로 비추면 코비와 그의 딸이 LA레이커스 경기를 관람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AR기술로 코비브라이언트 모습과 육성을 되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죽은 사람을 디지털로 되살리려는 시도는 스포츠 분야를 떠나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코비의 죽음 레전드 마케팅 새로운 변화 예고
이러한 변화는 대한민국 레전드 마케팅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레전드 마케팅은 은퇴한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이다. 국내에는 박찬호, 이승엽, 김연아, 손연재 등 몇몇 스포츠 스타를 정도를 제외하고 활성화되지 않은 분야다. 현재 레전드 스타들은 TV CF, 예능 프로그램에서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스타 위주로 출연하는데 아직까지 한정적이며 수동적으로 활용된다.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 스포츠 강국이다. 88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 이어 2018년 평창올림픽까지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5번째 나라다. F1과 아시안게임, UFC 등 커다란 스포츠 이벤트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야구, 농구, 축구, 배구, 골프 종목이 프로화 되었으며 최근에는 당구도 프로화 반열에 합류할 정도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는 정말 많은 스포츠 스타를 배출했다.
그런데 대한민국 레전드 스타들의 현재 위치는 어떠한가?
OK저축은행에서는 2014년부터 골프 레전드 박세리를 활용해 '박세리 인비테이셔널'골프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야구 레전드 선동열 감독 이름을 내건 '선동열배 전국 농아인 야구대회'를 후원한다. 스포츠 매니아로 알려진 재일교포 3세인 최윤 회장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대한민국 스포츠 레전드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내린 결정이다.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내건 대회 하나로 국내 레전드 마케팅 전반을 평가하는데 무리가 있지만 박세리나 선동열과 같은 훌륭한 자원조차 2014년, 2019년이 되서야 특정인 후원을 통해 겨우 빛을 발한 것이다.
스포츠 레전드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영웅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은퇴 후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대중들은 여전히 그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스포츠가 만국의 공통어 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외 그들의 인지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결국 레전드 마케팅은 이들을 어떻게 브랜딩(Branding)하고 재 포지셔닝(Repositioning)하느냐가 관건이다.
레전드 스타 마케팅 명분과 실리라는 갈등 공존
그런데 결국 비지니스문제다. 레전드 스타들을 브랜딩하고 재 포지셔닝하는 과정에서 명문과 실리라는 갈등이 공존한다. 예를 들어 코비 실루엣을 NBA로고로 활용하자는 이면에는 많은 팬들의 바램과 달리 경제적인 이슈가 작동한다. NBA로고를 다시 제작하게 된다면 비용 및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폭스바겐은 2000년 처음 공개한 폭스바겐 로고를 전기차 시대를 맞아 20년 만에 로고를 교체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폭스바겐 정도 규모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로고를 변경할 경우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용 상 문제는 NBA입장에서 보자면 한 명의 위대한 선수를 기리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로 작용한다. 로고 활용에 대한 선수 초상권 역시 문제다. NBA에서는 지금 NBA로고가 제리웨스트의 실루엣을 본 따 만들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제리웨스트에게 합당한 비용을 줘야 했다는 비난에서 NBA가 자유롭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비 관련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는 시점에서 그와 관련된 제품을 추가 제작하는 것과 판매에 대한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어떤 종류의 제품을 얼마나 생산해 낼 것인지는 레전드 스타의 가치와 직결된다. 나이키는 2월 7일 코비 농구화 ‘Kobe 5 Protro’의 새로운 컬러를 출시할 계획이었는데 갑작스러운 비보에 해당 제품을 제날짜에 그대로 출시할지, 출시를 연기할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출시 시점을 그의 백 넘버와 같은 24일로 하거나 판매 수량, 제품명 등 스토리를 이어가기 위해 명문과 실리 사이에서 균형감을 잡으려 노력할 것이다.
NBA 코비의 죽음으로 새로운 도전의 시기 맞아……
NBA는 코비의 죽음으로 마케팅 업계는 새로운 도전의 시기를 맞았다. 레전드 마케팅 역시 새로운 운명을 맞이했다. 실체가 없는 레전드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본격화 되기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명문과 실리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코비는 죽었지만 그의 정신과 철학은 마케팅을 통해 생명력을 유지할 것이다. 코비 브라이언트 레전드 마케팅을 지켜보며 대한민국 레전드 마케팅 분야가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Thank you. Kobe.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