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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민 Feb 14. 2020

그래서 스포츠 스타가 은퇴하면 무슨 일을 한다고?

2014년 2월 김연아 은퇴(선수생활 18년)

2014년 4월 박찬호 은퇴(선수생활 17년)

2014년 5월 박지성 은퇴(선수생활 15년)

2016년 10월 박세리 은퇴(선수생활 27년)

2017년 10월 이승엽 은퇴(선수생활 23년)


머지않아 박태환(수영), 이동국(축구), 최경주(골프), 박인비(골프) 등 다양한 종목의 레전드 선수들이 차례대로 은퇴 할 것이다. 외형적으로 우리나라는 스포츠 강국이다. 88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 이어 2018년 평창올림픽까지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5번째 나라다. F1, UFC 등 빅 스포츠 이벤트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야구, 농구, 축구, 배구, 골프 등의 종목도 프로화 되어 있다. 최근에는 당구까지 프로화 되면서 7번째는 어떤 종목이 될 지 기회를 살피고 있다. 이러한 토양 속에서 우리나라는 정말 많은 스포츠 스타를 배출했다. 


2012년 7월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발표한 역대 올림픽 스타 모델 보고서에 따르면 최초 올림픽 스타 모델은 현정화(탁구)선수였다. 

현정화(1969~), 대한민국 여자 탁구 레전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후 1993년 한국화장품 광고모델이 된 것이다. 1992년부터 2010년까지 총1548명 국가 대표 선수가 배출 되었다. 이 중 메달리스트는 180명이고 TV광고 모델로 발탁된 선수는 28명으로 집계되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레전드 스타를 자산화(Property)한다면 다음 6가지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방송 활동 (예능프로그램 및 관련 경기 해설자 등), 둘째광고 활동 (기업 광고 및 프로모션 등), 셋째강연 활동 (기업 특강, 출판 등), 넷째라이센싱·머천다이징 (초상권을 바탕으로 한 상품 기획·런칭 등), 다섯째아카데미 (스포츠 아카데미, 유망주 육성 등), 여섯째지도자 (국가대표 감독, 코치, 프로팀 감독 등) 이다.


방송이나 예능 활동으로 꾸준히 활약하고 스타는 강호동, 서장훈, 허재 등이 있다. 해설자로는 차범근, 차두리, 박지성, 이영표가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광고 활동으로는 김연아, 손연재, 박지성, 박찬호 등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강연 활동은 박찬호, 이승엽, 김동성 등이 있다. 라이센싱·머천다이징 활동은 김연아가 독보적이다. 아카데미 활동은 손연재, 김병지, 홍명보 등이 있다. 지도자 활동은 김세진, 신진식, 문경은, 이상민, 현주엽 등이 있다. 최근 레전드 스타들의 활동영역은 방송과 현장의 경계를 넘나들며 넓어지고 있다. 그런데 비인기 종목 스포츠 스타들이 제 2인생을 성공한 사례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스포츠 레전드들은 이미 인지도가 높은 상태다.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대중들은 여전히 그들에게 호감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스포츠는 만국의 공통어로 각 종목의 레전드 스타들이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을 확률은 높다. 레전드 스타들은 스포츠 분야에서 성공한 콘텐츠로 이를 시장에서 어떻게 브랜딩(Branding)하고 재 포지셔닝(Repositioning)하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많은 레전드 스타들은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있지 못하다. 비인기 종목 스타들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기존 스포츠마케팅 대행사들의 역량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기존 스포츠마케팅 대행사들은 당장 돈이 되는 현역 선수나 미래의 꿈나무를 찾는 것에 특화되어 있다. 당장 레전드를 발굴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 대행사는 레전드 스타를 키울 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가?

레전드 스타가 활동할 무대는 현역 스포츠 스타가 활동할 무대와 다르다. 따라서 레전드 스타가 성장하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른 산업분야와의 Co-work이 관건이다.

레전드 스타가 방송이나 예능에 소질이 있다면 엔터테인먼트사가 도움을 줄 것이다. 광고모델로서 스타성(외모, 매력 등)을 가지고 있다면 모델 에이전시사가 잘 키워줄 것이다. 강연자로서 재능이 있다면 강연 전문 회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선수가 가진 스토리가 특별하고 감동적이 다면 출판 회사가 이를 새롭게 조명해 줄 것이다. 레전드 스타가 체육인의 삶(유승민 IOC위원처첨)을 가려고 한다면 협회, 연맹차원에서 도움이 필요하다. 커피숍, 치킨집, 음식점을 차리고 싶다면 엔젤투자가나 프렌차이즈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캐릭터를 확보한 스타들은 스포츠 전문 용품사나 패션 회사와 함께 자신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레전드 스타들에게 이 밖엔 무수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우선 선수가 어떤 성향인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 다음은 선수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이미 산업은 상당부분 분업화 되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회사들이 협력하거나 자사가 가진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 과정을 전체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회사가 레전드 마케팅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역에서 스포츠 마케팅 회사가 관리하고 은퇴 후 엔터테인먼트사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선수의 재능에 따라 모델에이전시나 강연전문회사와 추가적인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실제 이승엽 선수는 은퇴 후 레인컴퍼니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레인컴퍼니는 가수 비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결론은 잘하는 사람이 잘하는 걸 할 수 있는 플랫폼 조성이다. 


레전드 마케팅, 숨은 가치를 발견하고 발현하는 일


2016년 4월 코비브라이언트(Kobe Bryant)가 60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1블록 기록을 가지고 은퇴했다. 은퇴경기에서 채집된 공기(Air from Kobe's Final game)가 이베이에서 15,3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다른 이베이 유저들은 마지막 경기에 흘린 그의 땀을 판매하고 있다. 


코비브라이언트 은퇴 경기에서 채집된 공기가 이베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2020년 1월 26일 9:47분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와 딸 지아나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났다. 나이키 쇼핑몰과 NBA스토어닷컴(NBAStore.com)에서 코비 관련 상품이 순식간에 완판 되었다. 미국 스포츠 매체인 'ESPN'에 따르면 "중고 시장에서 코비 농구화 가격이 200~300% 급등했다고 한다. 


온라인을 통해 Champion Kobe Bryant Michael Jordan Lebron James T-Shirt가$22.99에 판매되고 있다.


코비 관련 상품은 이전보다 더 활발히 기획되고 판매될 것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코비가 남긴 정신과 가치를 얼마나 잘 담아낼 수 있는가 관건이다. 레전드에 대한 존경을 담지 못한 제품, 영혼 없는 제품은 오래가지 못한다. 국내 레전드 마케팅은 이제 시작이다. 레전드 스타에 대한 존경과 관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 만들어가자. 레전드 스타를 활용한 새로운 스포츠 비즈니스 생태계가 출연하길 기대해 본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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