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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병채 May 14. 2021

이직을 꿈꾸는 MZ세대 구성원 관리

팀장이 살아야 조직이 산다!_팀장의 매니지먼트_팀장의 인사관리

우리나라 주요 공기업이나 대기업 등 입사경쟁률은 100대 1을 너끈히 넘긴 지 오래다. 청년들은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격적인 인생의 2막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런 대단한 경쟁을 뚫고 어렵게 입사한 소위 꿈의 직장을 어느 날 갑자기 쿨하게 그만두고 나간다. 최근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에 합류한 MZ세대 사이에선 이직을 하나의 트렌드로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선배 세대들의 눈으로는 너무 쉽게 그만두고 나가는 것처럼 보여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한편으론 당황스럽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작년 12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년 핵심 정책 대상별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Ⅲ: 청년 이직자 - 총괄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일한 경험이 있는 청년 중 46.0%는 이직 경험이 있었다. 이 가운데 이직을 1회 한 사람은 45.5%, 2회 이상 이직한 사람은 55.5%였다. 4회 이상을 이직 한 사람도 15.0%에 달했다. 

이렇게 이직한 청년들 중에 자발적으로 이직을 한 경우가 88.4%였고, 나머지 11.6%는 비자발적인 경우인 해고나 직장폐쇄 등의 사유로 이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의 그림은 같은 자료에서 조사한 이직 사유에 관한 내용으로 청년들의 주요 이직 사유는 '임금과 사내 복리후생', 직장상사를 포함한 근무환경', '육아와 가사 등 집안 사정' 등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은 두 번째로 높은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 직장상사 등 근무환경이다. 이들이 말하는 직장 상사는 누구를 지칭하겠는가? 다른 팀의 팀장이나 다른 조직의 임원 때문에 힘들어서 직장 다니지 못하겠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자신들의 직속 상사인 팀장, 임원이 이 그룹에 해당된다. 팀장은 같은 직속 상사인 임원(본부장, 부문장, 대표이사 등)보다는 구성원과 물리적 거리도 가깝고 실질적인 업무 지시와 보고, 코칭과 피드백, 질책과 칭찬 등 상호작용을 만드는 사람으로 구성원들의 이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상기와 같은 여러 설문이나 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객관적인 수치들을 보면 HR에서 회자되는"회사 보고 들어와서(입사), 상사 보고 나간다(퇴사)"는 말이 허투루 나온 말은 아니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입사할 때 회사의 외형이나 이미지, 급여/복리후생 조건, 근무 환경, 주요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보고 들어 오지만 가까이에 있는 상사들로부터의 갑질이나 무관심 등 인적 요인에 의한 상처가 퇴사 결심에 큰 영향을 끼친다.


HR 부서나 경영자의 입장에선 이 어려운 취업시장에서 높은 경쟁을 뚫고 들어온 인재들인지라 당연히 잘 정착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청년의 열정으로 회사에 기여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채용을 한다. 

하지만 지난 1월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앱 <알바콜>이 직장인 1,8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첫 직장 재직 여부’에 대한 설문 결과를 보면 경영자나 상사들이 그런 기대가 무리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의 같은 설문에서 응답자의 87.6%가 첫 직장에서 퇴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말은 대략 10명 중 9명으로 시기만 다를 뿐 신입사원의 90%가 첫 직장을 그만둔다는 의미다. 100세 시대에 첫 직장 그만둔 게 대수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퇴사 시기를 놓고 보면 고개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이슈임을 느끼게 된다. 이들 중 ‘재직 1년 미만’ 퇴사자 비율이 30.6%로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필자가 몇 년 전에 봤던 자료들에서도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100대 기업의 1년 차 퇴사율이 평균 15% 정도였으니 전체 기업으로 확대해서 보면 30%도 그리 높은 수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직 6개월 이내’ 퇴사자는 15.4%, ‘재직 7~12개월 이내’는 15.2%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기에 ‘재직 1년 이상~ 2년 미만’ 퇴사자는 29.7%, ‘3년 미만’ 퇴사자는 15.4%로 집계되어 3년 안에 퇴사한 비율이 무려 75.6%이다. 이는 신입사원 4명 중 3명이 3년 안에 첫 직장에서 퇴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MZ세대들은 기존의 기성세대와 직장 생활에서 어떤 면이 달라졌을까? 최근 HR컨설팅회사인 '사람인'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Work & Life balance 일명 워라벨을 중시하는 문화, 조직보다 개인을 우선시하는 분위기 등이 가장 눈에 띄게 기성세대와 다른 점이라고 응답했다. (아래 표 참조)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이렇기에 구성원들의 워라벨, 조직 로열티 등에 가장 가까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계층인 리더이자 매니저인 팀장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팀장들은 이들을 어떤 관점으로 관리해야 할까? 작년 12월 16일 자 매일일보 기사에 소개된 설문 결과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MZ세대 신입 구직자들이 첫 직장으로 가장 가고 싶은 기업 유형은 ‘직무 전문성을 기르고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기업(26.5%)’이었고, 이어서 ‘상사‧동료의 능력과 인성이 좋은 기업(15.7%)’, ‘연봉이 높은 기업(14.7%)’, ‘고용 안정성이 뛰어난 기업(12.9%)’, ‘워라밸이 지켜지는 기업(11.9%)’, ‘성장 가능성이 밝고 비전이 뚜렷한 기업(8.7%)’ 순이었다.  

상기 답변에서 연봉이나 고용 안정성, 성장 가능성 등은 팀장 레벨에서 아무리 노력하고 몸부림쳐도 어찌해볼 수 없는 거대 어젠다이다. 하지만 나머지 직무 전문성, 상사의 능력과 인성, 워라벨 등은 팀장의 역할과 역량에 따라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항목이기도 하다. 

즉 이들이 가장 얻고 싶은 것으로 전체 응답자들 51.4%는 ‘직무 경험(전문성)’을 꼽았다. 이외에 ‘최대한 많은 급여(21.8%)’, ‘회사와 본인의 성장 및 성취감 경험(13.1%)’, ‘인맥(4.6%)’ 등의 답도 있었으나 중요한 것은 직무 전문성을 제대로 쌓을 수 있는 학습과 경험 그리고 분위기는 팀장 레벨에서도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한 영역이기에 좀 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MZ세대 구성원들의 특성을 알게 된 우리 팀장들에게 이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해 현장에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집중근무 및 업무강도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팀장 자신의 업무 전문성과 매니지먼트 역량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팀장 자신의 상사인 임원들과의 소통이나 관계도 좋아야 한다. 현재 팀장들이 주니어 때처럼 느슨하게 관리해선 곤란하다. 팀장의 꼼꼼한 업무 배분과 할당, 적절한 개입이 없이는 과거와 같은 비효율성을 벗어나기 힘들다.  

업무지시는 명확하게, 피드백은 꼼꼼하게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업무지시는 내용적인 측면과 전달하는 소통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 신입사원 때는 좌충우돌 부딪히면서 배워야 한다는 건 과거의 패러다임이다. 불필요한 시간과 자원의 낭비가 없도록 명확한 업무지시와 곁길로 새기 않도록 중간점검과 적절한 피드백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소통 측면에서도 지시한 업무를 구성원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만 몰이해(misunderstanding)에서 오는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막을 수 있다.  


지금 입사하는 MZ세대는 자신들이 과거처럼 엉덩이로 일하는 것을 원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성과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기에 늦게까지 남아서 일해서 얻을 수 있는 상사의 눈도장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장은 정해진 시간 내에 일할 수 있도록 업무지시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소통은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 버전 10, 버전 30까지 갔던 선배 세대의 일하는 방식을 되풀이하려 해선 안된다. 팀장 자신도 명확히 모르면 상사에게 물어보고, 확인하고, 구성원들의 생각도 듣고 전문가 그룹의 조언을 얻어 빠르고 정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피드백 또한 구체적이고 손에 잡힐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두리뭉실한 피드백으로 역량이 낮고 전문성이 부족한 사원을 방목하듯 하면서 업무역량을 키우려다가는 상사나 회사도 기다려주지 않겠지만 앞선 설문에서 보았듯 그들이 기다려주질 않는다. 

둘째, 직무역량 향상을 위한 실질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 

좋은 선배의 멘토링은 실질적인 직무 전문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팀장이 신입 사원이나 주니어 인력에만 신경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선배의 멘토링은 팀장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멘토 선배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Benefit은 강구해야 한다. 선배 입장에서 일방적 퍼주기나 희생으로 간주하면 멘토링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힘들다.

업무 초창기부터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을 지원해야 한다. 요즘 같은 비대면 시대에 오프라인 교육은 쉽지 않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 하더라도 소규모 회사나 조직에서 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한다는 게 현실적이진 않다. 하지만 다행히도 각 직무별로 국내외에 좋은 온라인 강의 콘텐츠들이 많다. 팀장의 역할은 온라인으로 학습하라는 한 두 마디 말이 아니다. 적절한 교육 콘텐츠를 직접 찾아보고 들어 보고 수준과 회사 상황에 맞는 과정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그래야만 구성원도 학습의지가 생기고 이후로도 지속적인 상호 소통이 가능해진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학습조직도 만들어 직무와 관련한 최신 지식이나 트렌드를 사내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이는 신입 구성원들의 초기 조직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 일의 의미를 부여하고 이해시키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아무리 단순한 일이어도 분명히 조직에서 그 일을 하는 데에는 이유와 의미가 있게 마련이다. 물론 백 퍼센트 좋은 의미만 있는 일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입장과 경영자 입장에서 그 일에 숨겨진 의미와 의도가 보일 수 있게 만들어 일을 시키는 게 리더이자 매니저인 팀장의 역할이다. 신기하게도 신입 구성원의 일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는 팀장의 시각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기게 마련이다.  

많은 조직에서 귀찮은 일로 간주하여 각 부서 막내들이 하는 업무인 주간/월간업무 취합하는 일을 맡긴다고 가장해보자. 신입 구성원에게 일의 의미를 어떻게 설명해주겠는가? 

"oo님이 할 주간/월간 업무 취합은 선배들이 주는 파일의 기계적인 '복사∙붙여 넣기'가 아니라 '우리 팀의 업무 추진 상황을 점검확인하는 일임과 동시에 우리 팀의 일을 경영진이나 유관부서에 알리는 원페이지 보고서 작성과 같은 중요한 일이야" 

한 두 번의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구성원이 만들어 온 자료에 대해 관심과 칭찬, 질책 등을 통한 적절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팀장은 MZ세대와 기존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하면서 글을 정리하고자 한다. 

팀장은 MZ세대 구성원은 리더이자 선배로서 '애정과 관심은 갖되 집착은 하지 말아야 할 존재'다. 과도한 집착은 이들이 떠났을 때 팀장을 멘붕에 빠뜨리게 되고, 이후에 오는 신입 구성원이나 주니어 구성원에게 오히려 관심을 덜 갖게 만드는 악순환의 출발 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선배 구성원들 입장도 고려해줘야 한다. 선배들에게 후배가 그저 반갑고 귀여운 존재는 아니다. 후배들의 역량이 폭풍 성장하는 것도 마냥 달가운 일만도 아니다. 선배니까 당연히 후배에게 이렇게 해줘야 한다는 말보다는 함께 성과를 만들고 성장하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팀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Knowledge to Action : 다양한 Industry에서 배운, 실질적인 성공 전략과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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