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쳐다보는 이유
쉴 틈 없이 지나간 한 주 끝에 드디어 일요일이 왔다.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싶었다.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가 겨우 눈을 떴다. 그 순간 내 눈은 동공지진, 입꼬리는 벌써 올라가 있었다. 치즈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머리 위로 한 마리가 더 보였다. 딸기였다. 약속이라도 한 듯 둘이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너희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어. 너무 사랑스럽잖아. “
이유는 하나다. 간식을 먹을 시간이 된 것이었다. 내가 몸을 움직이는 걸 보고 이제 일어날 때가 되었다는 걸 감지한 모양이었다. 눈치를 챘는데 계속 누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의 늦잠은 물 건너갔다.
찬장 문을 여는 순간 딸기가 울기 시작했다. 아마 사람의 말로 번역하면 ‘간식이다’ 정도가 아닐까. 먹는 걸 좋아하는 딸기는 그곳에 츄르가 있다는 걸 당연히 알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반응을 했다. 딸기의 울음소리는 다른 고양이들을 부르는 신호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던 초코와 밀크도 어느새 나타나 간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츄르를 손에 들고 바닥에 앉으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물론 나를 보는 게 아니라 간식을 바라보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저 먼저 주세요.’ 네 마리가 같은 마음으로 앞을 주시하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 덩치가 가장 좋은 밀크는 언제나 앞자리. 배려의 끝판왕 초코는 늘 맨 끝이었다. 그 사이를 딸기와 치즈가 차지했다. 간식을 먹는 순서는 그날의 자리 배치에 따라 달라졌다. 같은 순서가 계속될 때는 눈치껏 바꾸기도 했다. 어떤 날은 나이순으로 첫째부터 어떤 날은 막내부터, 또 어떤 날은 집사 마음대로 간식을 준다. 그래도 아이들은 불만 없이 주는 대로 먹는다.
간식을 먹은 고양이는 급히 자리를 떠났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각자 좋아하는 보금자리로 돌아가 그루밍을 시작했다. 내 역할이 끝나면 나를 찾지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게 우리의 일상이었다. 저녁이 되면 지금과 똑같은 풍경이 다시 펼쳐진다. 하루에 두 번, 간식 시간에.
가르친 적도 없는데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면 눈치라는 건 동물의 세계에도 있는 것 같다. 고양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어느덧 7년이 흘렀다. 사람 네 명, 고양이 네 마리가 한 집에 살아도 크게 부딪히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배려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또 고양이 세상을 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