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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곤증 Jul 09. 2019

결핍이 모여 만드는 모양

브런치 무비 패스#5 네 번째 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해 관람한 네 번째 영화



수중발레를 하는 배 나온 프랑스 아저씨들이라?

포스터만 봐도 신나게 웃다 나올 수 있겠다 싶은 기대감에 브런치 무비 패스를 신청했다


우리 아빠만 봐도 그렇다

중년 남자의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쓸쓸한 모습

사회적 지위에서 조금씩 물러나면서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괜스레 안쓰럽다

나의 편견일지 모르지만


우울증 약을 복용하며 2년간 백수 생활을 하거나

없는 사업 수완에 몇 차례 사업을 말아먹고 이혼당하거나

평생을 바친 음악에 소질이 없다는 말을 딸에게서 듣거나

치매를 앓는 어머니의 폭언으로 받은 상처를 아들과 부인에게 풀다가 혼자 남게 된다면

편견 없이 봐도 쓸쓸해 보일 것이다


수영장에 모인 남자들이 그렇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스스로도 위축된 그들이 다소 낯선 남자 수중발레를 하기 위해 모였다


결핍과 결핍이 모여서 완전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결핍을 저마저 몇 개씩 가진 배 나온 아저씨들이 모여서 다리를 잃어 수중발레를 포기한 선생님에게 특훈을 받아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

개연성을 크게 바라고 가진 않았지만

1시간에도 충분히 분위기를 뽐내며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2시간에 걸쳐 보여주니 중간중간 다소 지루했다

그러나 메시지는 분명하고 여름에 보는 프랑스의 수영장과 배우들의 짠내 나는 연기까지 유쾌하고 따듯하다



결핍과 결핍이 버무려져 완전한 무엇이 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세상이 내놓는 틀이 원이지만 내가 네모여도 괜찮다  그 반대일지라도!

나의 결핍과 주변의 결핍을 서로 메꾸어가는 과정이 인생일 테니 말이다




한 가지, 국제 수중발레 대회에 나온 일본팀의 태권도가 불편하고 아쉽다 왜 동양=일본이라고 생각할까 개들의 섬에서 느낀 서양인이 가진 환상 속의 오리엔탈리즘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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