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때를
신나게 슬퍼하고 아쉬워하지 않은 탓인지
삼십 대가 되면 이십 대의 불안하고 막연한 젊음이
평온하고 단단해진다고 하지 않았나?
아직도 강풍이 부는 바다처럼 끊임없이 요동친다
불안함으로 쪼개진 마음들이 모여서 어떤 형태가 되면 그제야 아 이 불안은 '무엇'이구나 싶어,
해결을 좀 해볼라치면
다시 요동치는 파도로 조각들이 흩어지고
또 다른 모양으로 합쳐져 나타나고...
언제쯤에
내 마음속의 파도가 익숙해지고 불안한 조각들이
제 형태를 갖춰 파악이 될까
호기심이 자꾸만 사라져서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운행을 보다 느리게 한다고 느껴진 스물아홉에는
드디어 내가 달관의 자세를 갖게 되었구나 기뻐했다
그런데 그냥 흥미로운 것이 없었던 모양인지
외부의 작은 바람결에 뿌리부터 나부끼는
민들레 홀씨 같다
삶의 대부분에 것에 호기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종 외부의 사건에 초연함을 유지하고 싶다
굉장한 모순임을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