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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강쥐 Feb 18. 2020

신입기자의 K-문화 적응기

내일 출근하기 싫어서 밤에 안 자고 있는 모든 '미생'들을 위해 


<세상에 끝에 있는 너에게> 책 삽화. 하지만 정글에서도 나의 친구는 존재하고 쉴 동굴도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정글은 모든 생명체의 보금자리다. 

"직장은 정글이야" 아버지는 항상 내게 사회 밖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말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러니 하게 나의 아버지는 가장 안락한 곳에서 일평생을 근무한 사람이었는데 왜 저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임금노동자가 된 지 어언 두 달이 됐다. 두 번의 월급을 받았고 3일만 버티면 곧 세 번째 월급을 받는다. 


브런치 직업에는 기자라고 쓰여있지만 난 나의 브런치에 기자가 어쩌고 저쩌고라는 말은 단 한 줄도 안쓸 생각이다. 아니 적어도 의식하고 쓰지는 않을 거다. 왜냐면 난 기자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아 딱.. 하나는 알겠다. 나는 펜 기자 스타일은 아니다. 사고도 실력도 글솜씨도. 일 평생 글 쓰는 직업을 동경해왔지만 막상 시켜주니 알겠더라 내 자리는 아니구나. 그러니 일단 당분간은 버티는데 의의를 두도록 하자. 앞으로 평생 무엇을 해 먹고살지 무엇을 위해 살지 그리고 어떤 것을 고민하고 품으며 살지 아직도 모르니까 일단은 그냥 이 하루를 잘 마치고 충실히 보내보도록 하자. 방향을 잃고 굴리는 공일지라도 일단 열심히 튕겨보자 뭐 그런 이야기 그러다 운이 좋으면 방향을 찾을 수도 있겠지. 



시작이 반이라고 첫 글을 썼으니 이제 반은 됐다 싶다. 신문 2개를 읽고 시사인을 조금 읽다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끄적이니 12시 40분이 돼버렸다. 자야겠다. 오랜만에 글을 써서 좋은데 이 공책 저 공책에 조금씩 써서 모아지지가 않는다. 신문도 읽어야겠고, 방송뉴스도 봐야겠고... 주간지도 보고 월간지도 봐야겠고. 일기도 써야겠고.... 하.. 에라 모르겠다. 어쩌지. 일단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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