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강연이든 투어든 몇 가지 제안이 왔다. 머리 싸고 고민하다 결국 손사래를 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할 자신이 없다는 게 맞는 거겠지.
그 뒤론 물 먹은 솜처럼 푹 가라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찾아온 무기력증이 꽤 오래가고 있다.
하기 싫은 것과 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는 건 무척이나 다르다. 그저 용기 없음이 문제라면 이건 심각한 문제다.
작년엔 공모전에 열중하며 가끔의 수상에 소소한 행복을 누렸고, 올 초엔 유튜브 구독자가 올라 날 뛰듯 좋아했으며, 근래엔 그림 그리는 취미와 텐트 용품 사는 재미에 빠져 한동안을 보냈다. 그런데 그 재밌던 게 슬슬 재미가 없어진다. 영상 편집도 거기서 거기인 거 같고.
나에게 다시 묻는다.
하기 싫은 거니. 아니면 하고 싶은데 무서운 거니.
아무리 생각해도 후자인 거 같은데 입에선 하기 싫어서 거절한 거라고 나를 속인다.
남들은 잘만 하는데
왜 나만 이렇게 소심하게 쥐구멍에 숨어 사는지.
그럴 바엔 아예 남들처럼
조용히 살든가.
나 잘 가고 있는 거 맞는 걸까.
한 발짝, 그게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