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메인에 뜨길래 클릭해 본 영화 <사자>. 우도환이 나오더라고요. 처음에 박서준이 선한 역으로 등장해서 '우도환은 과연 어떤 역으로 나올까' 두근두근 하면서 봤습니다. 우도환은 뱀을 섬기는 검은 주교로서 박서준과 대립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존멋.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립구조에서 저는 악에게 조금 더 눈길이 갑니다. 악이 더 섹시해서가 아니라 (맞음) 선은 하느님의 수호! 수퍼파워! 시련은 있지만 우주가 날 지켜줌! 이런 느낌이라면 악은 자기 욕망을 실현해볼려고 아득바득 보이는 대로 움켜쥐어 보는데 다 나쁜 거...그게 너무 안타깝고 어리석고 절절하고 그렇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가장 감명 깊었던 장면이 나쁜 놈으로 나오는 데인 드한 절규씬입니다. I need you!!!
수퍼 파워를 갖게 된 박서준에게 대항할 힘을 달라고 우도환이 뱀신에게 빌어요. 뱀신의 메세지를 받고 우도환은 놀라서 이렇게 말합니다. "심장을 찌르면 저는 죽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인데 이 한 마디에서 검은 주교인 우도환이 사실 아무 것도 아니고 나약한 인간일 뿐이라는 게 극명하게 전해졌어요.
<사자>를 보고 탄력을 받아 <검은 사제들>까지 이어 보았습니다. <검은 사제들>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악마의 이름을 계속해서 묻는 거였어요. 다른 엑소시스트물을 봐도 '넌 누구냐'라고 묻는 장면이 많이 나와요. 몰라서 묻는 게 아니라 악마가 스스로 자신을 지칭함으로써 비로소 엑소시스트와 정식으로 마주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때 비로소 퇴마 의식도 먹히는 거지요.
우연히 본 퇴마물 둘 다 재밌었어요. 오컬트에 무관심했는데 두 영화를 계기로 흥미도 생겼고요. 사제와 악마로 형상화했다 뿐이지 다양한 모습으로 부정적인 혹은 긍정적인 에너지들은 늘 우리 주위에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