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이 문을 닫은 후로는 동네 산책을 하거나 따릉이를 탔다. 최근 미친 한파로 그것마저 불가능하게 되어 며칠간을 정말 집에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도 영 곱지 못했다. 운동이라는 활동을 통해 나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 얻고 있었나보다. 오늘도 적어도 운동은 했다는 안도감 성취감 만족감 같은 거.그런 게 없으니 인간이 영 까칠해졌다.
그래도 예전 같았으면 멘탈이 씨게 한 번 나갔을 텐데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듯 하다. (이미 나갔는데 본인이 인지 못하고 있을수도) 오늘 거울을 보다가 팔에 아직 근육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운동은 할 때도 나를 지켜주지만, 하지 않을 때 나를 정말로 지켜주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그랬다. 복싱을 배운 적이 있는데, 그때 운동했던 걸로 1년을 버티며 살았다고. 명상이든, 운동이든, 결국 내몸과 정신에 차곡차곡 힘을 넣어두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님이 했던 말도 떠올랐다.
"꼭 큰일이 터져야 수행하러 와요. 그러지 말고 평소에 예방주사 맞듯이 적금 들듯이 미리 수행을 하세요."
그럼 나는 '큰일이 터져야 수행할 맛이 나죠^^' 뺀질거리는 대답을 하곤 했다.
스님 생각이 나는 걸 보면 지금이 그때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