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에 별점을 매긴다면

별점 주기

by 사색의 시간


이번 주 내내 비 예보가 있었다. 오늘도 계속 비 표시가 있길래 고민고민했는데 왠 걸.

날씨가 정말 예뻤다.

오늘은 헬스 대신 한강에서 자전거 탄 걸로 퉁 치려고 한다.


내가 다니는 헬스장에는 별점제도가 있다. 헬스장 어플로 출석을 찍으면 입장 2시간 뒤에 별점 매기는 창이 뜬다.

'오늘의 헬스장 이용은 어떠셨나요?'하는 메시지와 함께 별점란이 나오는데, 별점을 매기면 50포인트인가 준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나오면 매우 개운한 상태이므로 왠만해선 5점 만점을 준다.


그럼에도 4점, 어떨 때는 그 이하를 찍게 되기도 했는데 그것은 헬스장 때문에 아니라 나의 개인적인 감정기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헬스장 카운터분이 내 인사를 안 받아줬다. 그러면 별이 하나 사라지곤 했다. (죄송합니다) 얼마 전에도 매우 사소한 사안으로 열을 낼 일이 있었다. 뭔지 기억도 안 나는 걸 보니 정말 별 것 아니었나보다. 인사보다 더 사소한 무언가가 있었던 걸까?


그때 나는 쒸익쒸익 열을 내며 오늘 별점은 1점이야! 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막상 별점란을 켰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늘 기분좋게 운동하고 정말 기분좋게 헬스장을 나왔는데, 이런 사소한 문제로 별점을 1점을 매긴다면 이 모든 기분좋음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나는 그 사소한 사안 보다는 오늘 하루 운동하고 기분좋게 나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별점 5점을 클릭했다.


태도를 바꾸는 찰나의 선택. 그것은 나의 일상을 점검하는 데도 큰 영향을 끼쳤다. 사실 오늘 하루를 잘 살아놓고도 부족한 단면에만 초점을 맞춰 항상 스스로를 저평가 해온 건 아니었을까. 만약 나의 하루에 별점을 매긴다면, 나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낮에 외출한 것은 잘했지만 돌아와서 내내 뒹굴거린 것은 별로였다. 그러면 나는 어디에 초점을 맞춰 별점을 매길 것인가? 낮과 밤의 행동들을 모두 종합하여 점수를 낼 것인가? 나는 어떤 면에서는 꽤 괜찮고 어떤 면에서는 꽤 부족한 사람이다. 그러면 이런 나를 어떤 인간으로 평가해야 알맞은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나의 하루를 별점이나 숫자로 평가하려 하다니, 너무해! 라는 내면 아이의 외침이 들리는 듯 하다. 내면 아이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나 자신의 무한한 가치를 믿으라는 자기계발서의 말도 마찬가지로 일리가 있다. 다만 하루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면에 얼마나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지, 이것들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를 점검해보는 차원에서 꽤 유용한 수단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헬스장에 별점을 매기면서, 내 하루에 대한 별점도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